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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공소장으로 드러난 쌍방울 임직원들의 조직적 증거 인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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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때 노트북 들고 피신…망치로 하드디스크 부수기도

계열사 임직원, 파타야 풀빌라 빌려 김성태 도피 행각 도와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류수현 기자 = 쌍방울 그룹 임직원들이 2021∼2022년 검찰의 수사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한 과정이 이들의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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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회장
굳은 표정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photo@yna.co.kr


8일 검찰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에게 제출한 쌍방울 그룹 윤리경영실장(감사) A씨 등 임직원 12명의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은 2021년 10월 한 언론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법인카드 및 차량을 제공한 사실을 취재 중이라는 사실을 접한 뒤 A씨에게 관련 증거를 인멸할 것을 지시한다.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A씨는 윤리경영실 차장 B씨에게 '관련 자료가 들어있는 PC 하드디스크를 파쇄하라'고 지시하고, B씨는 회사 옥상에서 망치로 하드디스크를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부지사에게 법인카드 등이 제공됐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쌍방울의 증거인멸은 더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2021년 11월 13일 김 전 회장의 동생이자 그룹 부회장인 김모 씨는 '업무 관련자들의 PC를 교체하라'는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A씨 등과 모여 구체적인 증거인멸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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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영종도=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3.1.17 [공동취재] photo@yna.co.kr


그날 오후 김씨와 A씨 등은 회사 건물 지하 1층 CCTV 전원을 끄고 다음 날까지 관련 자료가 남은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빼내 스크래치를 내 망가뜨릴 것을 지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쌍방울은 지난해 5월 수원지검 수사관으로부터 건네받은 검찰의 수사 기밀 문건(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등)과 이 문건의 스캔 내역이 남아있을지 모르는 회사 사무실 내 복합기 2대의 사용 내역도 파기 또는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서실에선 '콘도, 리조트, 골프 회원권 등 이용 내역, 선물내역, 항공권 이용 내역'을 직원들 집으로 가져가 숨기거나 폐기하도록 하는 지시가 내려진다.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비서실 직원들은 사용하던 노트북을 들고 같은 건물에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 사무실로 피하는 등 증거은닉에 가담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밖에 쌍방울 계열사 광림 부사장인 C씨 등 2명은 지난해 7월 29일 태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당시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주는 등 범인도피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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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그룹
[촬영 안 철 수]


C씨는 태국 유명 휴양지인 파타야에 있는 2층 규모 풀빌라 리조트에 한동안 머물며 김 전 회장과 함께 식사하거나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회장은 해외 도피를 하면서 한인 식당을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는 상황에서 심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어 임직원들이 나서 물심양면 지원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C씨 등 광림 임원 2명은 쌍방울의 대북송금을 위해 2019년 1월,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거액의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중국 공항 화장실에서 방용철(구속기소) 부회장에게 건넨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건넨 금액을 최소 70만 달러 이상으로 특정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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