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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수차례 ‘위법’ 강조…경영권 분쟁 밀린 ‘K팝 제왕’ 이수만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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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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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름다운 이별’은 없었다. ‘K팝 제왕’의 퇴진을 둘러싼 내홍이 근거 없는 루머는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SM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을 암묵적으로 강조한 ‘SM 3.0’ 시대의 본격적 출범도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SM 2대 주주 된 카카오…이수만 “위법 행위” 규정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카카오가 SM의 지분 9.05%를 확보헸디”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날 SM이 발행한 123만주 규모 신주와 전환사채 114만주를 인수하며 SM의 2대 주주로 단숨에 올랐다.

이와 함께 SM은 이날 카카오 및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제3자 업무협약을 맺었다. SM은 “2021년 5월부터 이어온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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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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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3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의 위상 제고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K-팝 아티스트 기획,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 등 다각적 사업을 통해 ‘SM 3.0’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청신호 전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양측의 입장 발표 직후 이수만 측이 즉각 반발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SM 3.0’ 프로젝트 발표 이후에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수만은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를 통해 현 상황을 ‘명백한 위법행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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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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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내홍? 김민종의 사내 이메일내홍은 이미 예고됐다. 앞서 지난 3일 SM은 ‘SM 3.0 시대’라는 타이틀의 미래 사업 계획안을 공개한 뒤 적잖은 잡음이 나왔다.

소속 아티스트이자 SM의 자회사 SM C&C의 사외이사를 지낸 김민종은 모두가 침묵한 상황에 나서서 S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수만의 편에 서서 사측의 새로운 비전 발표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민종은 이메일에서 “이수만 선생님을 위해, SM 가족을 위한다는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공표된 말과는 달리 선생님(이수만)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대표의 발표로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가 충격을 받았다며, “SM을 위해서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감각이 필요하고, SM 창업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이수만 프로듀서를 예우해달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민종의 이메일을 받은 SM의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같은 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SM 사내 게시판에는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 “회사 상황이나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아티스트의 사견이다. 이제는 모두가 새로운 비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반대 입장이 줄줄이 올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수만이 주주총회에서 입장을 낼 것이라는 전언이 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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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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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에 밀린 이수만?SM과 카카오가 손을 잡으면서 이수만의 등판 시기는 빨라졌다. 현재 이수만은 강경한 입장이다. 화우는 일련의 사태를 “SM은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주주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한 얼라인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못박으며 몇 번이나 위법을 강조했다.

이수만과 얼라인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은 1년간 이어왔다. 소액 주주이자,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부터 SM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행동을 이어왔다. 특히 이수만이 자신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의 총괄 프로듀서 계약을 맺고, 음반 기획 전권을 가진 것은 물론 고액 자문료를 받아온 것은 문제 삼았다. 이를 계기로 SM은 지난해 10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올해엔 주총을 앞두고 라이크기획과의 부당거래, 지배 구조 개선을 이유로 주주 대표 소송까지 예고했다. SM은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가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수용한 것이 바로 ‘SM 3.0’을 선언한 배경이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이수만을 배제하고 진행됐다는 것이다.

화우는 “최대 주주도 지배 구조 개선 의지를 갖고 있었는데, 세부 논의 과정에서 얼라인 쪽 입장만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최대 주주 동의를 받지 않은 부분들이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진행한 SM 이사회 결의에 대해서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SM은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합계 2171억원의 자금을 조달할만한 시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수만 측은 “위법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통해 이사회의 시도를 봉쇄할 예정”이라며 “위법한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만의 대응이 시작되며 다음달로 예정된 SM 주주총회는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양측 모두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만 측에선 대표이사 교체 시도나 카카오의 이수만 지분 인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유례 없던 초유의 지배권 경쟁이자 자본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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