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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저축보험 작년 11월까지 '13조'나 팔아...과당경쟁에 '4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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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지난해 1~11월 생명보험사들이 수입보험료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저축보험만 13조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만기가 대거 도래하는 오는 2027년 보험사들에게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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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통상 저축보험으로 불리는 생사혼합보험의 지난해 1~11월 초회보험료는 13조596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6492억원) 대비 3.7배 늘었다. 보장성보험인 사망보험은 2021년 1~11월 7669억원에서 작년 1~11월 7379억원으로 비슷했고, 생존보험은 2조25억원에서 4조9306억원으로 약 두 배 늘면서 생사혼합보험의 증가율이 더욱 두드러졌다. 12월까지 포함하면 저축보험의 판매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보험업계는 지난해 생보사들이 종신보험 신상품 개발 위축,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약화 영향으로 보장성보험, 일반저축성보험, 변액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 모두 감소할 것으로 파악했으나 사망보험을 제외하고는 모두 증가했다.

저축보험은 매월 일정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만기 때 총 납부액과 이자가 더해진 환급금을 받는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고금리 기조에서 고객들이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쏟아내는 은행, 저축은행으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대의 저축보험을 쏟아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시키면서 6%대의 저축보험은 등장하지 않았다.

또, 지난 2021년 말 저축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보험사들은 지난 2013년 2월 저축보험 비과세 한도가 2억원 이하로 낮아지는 세제개편안 진행을 앞두고 2012년 말 저축보험 '절판마케팅'을 행사했다. 지난해 해당 상품들의 만기가 대거 도래해 큰 금액의 보험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자 보험사들은 고객들을 자사 상품으로 다시 유입하기 위해 치열한 저축보험 경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된다.

고객들은 저축보험이 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만기가 길어 당장 내년부터 금리인상 행진이 멈출 수 있다는 시각이 형성됨에 따라 저축보험이 제시하는 3~5년의 고금리 혜택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보험은 해지하면 원금에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저축보험은 3~6개월이나 1년이 넘으면 100% 이상을 돌려주고 있어 부담이 없다는 점도 저축보험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처럼 저축보험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저축보험은 만기에 맞춰 고객에게 환급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도입된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부채로 인식된다. 보험업계 전문가는 "저축보험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기가 도래할 오는 2027년도 우려요소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일시납 5년 상픔인 만큼 올해 팔린 저축보험들의 만기가 돌아오는 5년 뒤 보험사들에게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며 "IFRS17의 도입으로 생보사들의 유동성이 크게 흔들릴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chesed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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