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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히로시마 원폭 3만개 쏟아진 충격..바다 건너 이스탄불도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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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튀르키예 관영 아나돌루 통신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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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6일 (현지 시각)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사망자가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부상자는 1만6000여 명 넘어서는 등 사상자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강진은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새벽 시간에 발생해 피해 규모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17분께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주 누르다으에서 동쪽으로 약 26㎞ 떨어진 곳에서 진원 깊이 약 17.9㎞로 추정되는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약 11분 뒤 규모 6.7의 강한 여진이 뒤따랐다. USGS는 "이번 지진은 지난 1939년 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날 발생한 지진은 튀르키예 동남부뿐만 아니라 중부 수도 앙카라와 이집트 카이로까지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고 전했다.

USGS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최대 1만명에 이를 확률이 47%라고 예측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강진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큰 이유는 규모 7.8의 강진인 점과 진원까지 깊이가 17.9㎞로 얕고, 해당 지역에서 지난 200년간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아 에너지가 대거 축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0년 넘게 이어져 온 시리아 내전으로 대다수 건물이 약해졌으며, 새벽에 발생해 대피가 어려웠던 점 등이 수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강진으로 튀르키예 전역에서 최소 3000여 채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으며, 시리아 서북부의 피해 상황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지역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 내전을 벌이는 반군이 10년 넘게 장악한 곳으로 내전을 거치며 파손된 건물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은 최근 6년 사이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이 히로시마 원폭 3만개를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과 같은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전쟁에서 피를 흘리며 맺어진 형제인 튀르키예를 어떤 식으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란과 튀르키예에서 연이어 발생한 재난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도록 국가안보실과 외교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강진에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지진으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국제사회가 이번 재난의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인명 피해와 파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튀르키예와 협력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와 외교적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들도 지원을 약속했다. 최근 튀르키예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시리아는 한국과 미 수교국으로 한인 피해 여부를 곧바로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튀르키예 주재 한국 대사관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우리 교민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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