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핵심, 화주-운송사 계약 강제 사라진다
운송사-차주 계약만 기존처럼 강제, 제재도 점증식
지입업체, 번호판 빌려주고 2000만~3000만원씩 받아
직영 확대 유도 위해 직영차랑 신규 증차 허용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의 단초가 된 ‘안전운임제’를 폐지를 공식화하며 이같이 밝혔다. 화주로부터 일감을 따오지 않고 화물차 면허 장사, 즉 ‘번호판 장사’만 하는 지입전문회사도 퇴출하겠다고 했다. 이날 당정이 발표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안전운임제의 핵심 중 하나인 화주-운송사의 계약 강제성이 사라진다. 일반적으로 화물 운송은 화주→운송사→화물차주를 거쳐 이뤄진다.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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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안전운임제는 정부가 정한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한 화주에게 50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이에 대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 사실상 화주와 운송사에 한정하면서 제도 초기인 2018년부터 이들의 반발이 빗발쳤다. 앞으로는 ‘표준운임제’를 도입해 화주-운송사에 대한 강제성은 자율로 바꾸고 기존처럼 운송사-차주의 운임계약만 강제한다. 위반 시 제재도 기본 건당 500만원의 과태료에서 ‘시정명령→100만원→200만원’ 과태료 등 점증식으로 바뀐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운임제는 화주하고 운송사도 처벌하고 운송사와 차주도 처벌하는 제도인 탓에 오히려 갈등을 많이 발생시켰다”며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강제 처벌 규정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 결국은 차주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물차주의 처우 개선도 함께 이뤄진다. 유가 변동에 취약한 화물차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화물운임-유가 연동제’를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 실질적인 화물차 교통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정기적 운행기록장치(DTG) 자료 제출 의무를 대형 트랙터, 25톤 이상 화물차 등 대형 화물차에도 부여한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물 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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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운송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중 하나인 지입제도 퇴출한다. 그간 지입업체들은 보유한 번호판을 화물차주들에게 빌려주고 사용료 2000만~3000만원, 위·수탁료 월 20만~30만원을 받는 번호판 장사를 했다. 국토부는 국내 전체 화물차 23만대 중 절반 수준인 10만대가 지입제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토부는 이처럼 운송 기능을 하지 않고 지입료만 떼먹는 운송사 퇴출을 위해 모든 운송사로부터 운송 실적을 신고받을 계획이다. 운송실적은 화물차 기사가 자율적으로 신고할 수 있다.
지입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고용해 월급을 주며 관리하는 운송사에는 증차를 허용한다.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운송사의 직영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직영차량에 대해서는 관계없이 신규 증차를 허용한다. 직영 비율이 높은 운송사에는 물류단지 우선 입주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차주에게 일감은 주지 않고 차주로부터 수취하는 지입료에만 의존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지입전문회사는 적극적으로 퇴출하겠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안전운임이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됐다”며 “화물운송 시장은 다른 분야와 다르게 정보가 굉장히 불투명했다. 공공이 개입해 시장 자체가 투명화하는 과정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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