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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대통령실, 경선 중립의지로 불필요한 논란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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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민의힘 안철수(왼쪽),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열린 동대문구 갑을 당협 합동 당원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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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대표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윤심(尹心) 개입’ 논란에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다. 친윤 진영은 이번엔 김기현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안철수 후보 공격에 나섰다. 심각한 건 대통령실까지 경선판에 뛰어든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에게 “실체가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표현을 운운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자는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적(敵)”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연합뉴스가 5일 보도했다. 안 후보가 윤핵관을 비판하며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에 맞서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안 후보가 다시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이라고 겨냥하자 이진복 정무수석은 즉각 "(안 후보가) 먼저 끌어들였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현 상황은 정당민주주의를 논할 것도 없이 공정 경선 측면에서 부작용이 매우 크다. 김 후보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는 “안 의원이 되면, 윤 대통령은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자유투표 의지를 겁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친윤 진영은 100% 당원투표와 결선투표로 당헌을 개정해 논란을 빚었다. ‘민심 1위’ 유승민 전 의원을 의식한 걸로 비친 데 이어 ‘당심 1위’를 달리던 나경원 전 의원이 사퇴 압박에 못 견뎌 출마를 포기했다. 이번엔 안 후보가 집단린치 대상이 된 것인데 이런 일련의 행태는 중단돼야 마땅하다. 비전과 품격을 보여주어야 할 집권당이 국민 인내를 시험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은 천신만고 끝에 정권을 되찾고도 이준석 전 대표 징계 파동 등 내홍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사분오열된 여당을 한데 묶고 총선 승리를 이뤄내는 게 차기 지도부의 과제일 것이다. 이대로라면 민심과 당심의 역풍은 물론 전대 이후 당 분열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중립 의지를 밝혀야 후보들이 국민적 관심 속에 건강한 경쟁을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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