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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올들어 40% 폭등한 비트코인···주인공은 따로 있다 [코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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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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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여러분, 혹시 암호화폐 투자하시나요? 손 드신 분들을 위해 퀴즈 하나 낼게요. 리플(XRP)은 암호화폐일까요? 증권일까요?(XRP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여기 클릭) 뭔 뚱딴지 같은 소리냐 하시겠지만, 성격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규정이 없기 때문이에요. 뭣이 중헌디? 중요합니다. 미등록 증권 판매 여부를 놓고 2년 넘게 진행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랩스 간 소송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XRP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의 가격 움직임도 법원의 판단에 따라 바뀔 수 있습니다. 소송의 의미와 파장 코주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증권이냐 암호화폐냐...이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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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지난 2020년 12월 SEC가 XRP 발행사 리플랩스와 리플랩스 창립자들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XRP를 증권으로 본 겁니다. 근거는? 미국에서는 Howey Test를 활용해 증권 여부를 판단하는데, 테스트 결과 증권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Howey Test에 따르면 ①타인의 노력에 의해 이익이 발생할 것이란 합리적인 기대가 존재하고, ②공동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면 증권으로 봅니다.

SEC의 논리를 쉽게 풀어보면 리플랩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국경 간 지불을 편리하게 해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회사→리플랩스가 XRP 지불 시스템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데 크게 관여→XRP 가치는 리플랩스의 노력에 달려 있음. XRP 많이 살수록 리플랩스도 성장→공동사업으로 볼 수 있음. 그래서 ①, ②번 모두 해당.

반면 리플랩스는 증권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SEC가 충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팽팽합니다. 소송은 올 여름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리플랩스의 약식판결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올해 안에 결론이 안 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암화화폐 운명 소송 결과에 달려

SEC가 이길 경우 XRP는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게 왜 악재냐? SEC가 관할하는 자본시장 규제의 영역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리플랩스가 소송에서 지면 암호화폐 업계 플레이어들은 공시규제·불공정거래규제·영업규제 등 증권시장에 준하는 규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암호화폐는 당연히 XRP입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법원이 SEC의 손을 들어줄 경우 시총 6위 XRP 가격이 0원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만개가 넘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과 비트코인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알트코인은 물론 비트코인의 정체성을 놓고 미국 정치권이 지금도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리플랩스가 승소할 경우 다양한 암호화폐들이 SEC의 증권 관련 규제들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빗썸경제연구소는 전망했습니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SEC보다 시장 친화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CFTC 관할 하에 들어갈 경우, 업계 플레이어들이 체감할 규제의 수준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낮아진 규제 리스크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시장은 리플랩스에 베팅

물론 현재로선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시장은 리플랩스 승소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일주일간 XRP에 300만 달러의 투자금이 몰렸습니다. 같은 기간 XRP를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가 970만 달러의 자금 유출을 경험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지난달 27일 기준 시총 6위 암호화폐의 최근 일주일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약 7%)에 이어 상승률(약 3%) 2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오픈AI가 만든 챗GPT도 “XRP 토큰에 초점을 맞춘 소송에서 양측 중 어느 쪽이 이길 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리플랩스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는 것 같다”며 리플랩스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어느쪽도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 이기든 암호화폐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선례가 될 것이다. 각국 규제당국의 암호화폐 증권성 판단과 암호화폐 규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래도 투자는 신중해야

소송 등 불확실한 변수에도 비트코인이 연초 이후 40% 가까이 오르는 등 지난해 폭락했던 암호화폐는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락의 주범이었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둔화 우려에 긴축 행보를 멈출 것이란 전망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낙관론이 다시 한 번 힘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준의 행보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최근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제네시스마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지난해 FTX 사태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규제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일각에선 규제가 도입돼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암호화폐가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니까요. 그러나 규제들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에디터는 신중론에 한 표 던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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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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