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신안 '청보호' 전복 3명 구조·9명 실종…밤샘 수색 진행(종합2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잠수사 14차례 잠수에도 어구 엉켜 선내 진입 못해

인양 크레인선 사고 해역 이동…착수 시기 미지수

뉴스1

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구조당국이 청보호 인근 해역을 수색하고 있다. 24톤급 통발어선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전복됐고, 승선원 12명 중 9명이 실종됐다. 2023.2.5/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목포=뉴스1) 박진규 전원 최성국 정다움 이승현 기자 =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선원 12명이 탄 어선이 침수 후 전복돼 3명이 구조되고 9명은 실종 상태다.

5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9해리(16.6km) 해상에서 24톤급 근해통발(인천 선적) 어선 '청보호'가 전복됐다.

사고 당시 청보호에는 내국인 9명과 베트남 국적 2명, 인도네시아 국적 1명 등 선원 12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 3명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나머지 선장, 선원 등 9명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은 철야로 이어질 계획이다.

◇승선원 12명 중 3명 구조…6명은 해상·3명은 선내 추정

해경은 신고 접수 후 경비함정과 항공기를 현장에 급파했다. 사고 해점으로부터 4해리(7.4km)에서 항해 중인 상선에 요청해 승선원 12명 중 3명을 구조했다.

해경 경비함정 26척, 해군 함정 3척, 관공선 3척, 민간선박 2척, 해경 항공기 5대, 군 항공기 3대 등을 투입해 나머지 실종자를 찾고 있다.

해경은 구조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실종자 9명 중 6명은 해상에 떨어지고 나머지 3명은 선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밤사이 사고 해점을 중심으로 동·서 15해리(27.8㎞), 남·북 15해리(27.8㎞) 해역을 9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 중이다.

조류와 해류, 풍속을 입력한 분석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종자 위치를 추정해 수색 구역을 나눴다.

신안과 영광 바다 뿐만 아니라 해안가까지 포함해 광범위하게 밤샘 수색하기로 했다.

뉴스1

5일 오전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에서 구조된 유모씨(48)와 손모씨(40), 인도네시아 국적 A씨가 목포 북항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2.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관실에 갑자기 물 차오르면서 순식간에 뒤집혔다"

목포지역구조본부와 구조된 선원 등에 따르면 사고는 '기관실 침수에 따른 선체 전복'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선원 A씨(48)는 이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물이 터졌다'는 선장의 다급한 외침이 있었고 순식간에 배가 전복됐다"며 "물이 터졌다는 게 구멍이 나서 터진 건지, 해수 펌프가 터진 건지, 엔진 열을 식히는 물을 끌어다 쓰는 호수가 터진 건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배에 설치된 구명뗏목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해상 날씨는 초속 6m 정도의 바람과 0.5~1m 파도로 비교적 잔잔했다.

A씨는 "날씨는 괜찮았고 충돌 등 어떤 전조증상도 없었다"며 "배가 넘어지는 상황에서 구명조끼를 입을 겨를도 없었다"고 전했다.

배가 뒤집어지면서 바다에 빠진 A씨는 헤엄을 쳐 주변에 떠다니던 부유물 3개를 모았다. 함께 바다에 있던 선원 2명도 이 부유물에 끌어올려 찬바다에서 버텼다.

신고자와 구조된 선원들은 청보호 기관실에 침수가 있었고, 이로 인해 선체 경사가 급격히 기울어지면서 10분만에 전복됐다고 진술했다.

침수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암초에 부딪히거나 외부 충돌에 의한 충격 소음 등 증언은 나오지 않아 선체 균열 등 자체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구조자는 "이 배가 이번 출항 이전부터 기관실 등에 물이 샜고 기울었던 상태였다"고 진술했으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인양 작업 진행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을 통해 규명될 예정이다.

뉴스1

5일 오후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서 김해철 목포해양경찰서장이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된'청보호'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2.5/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딘 구조 작업에…골든타임 줄어든다

구조당국은 이날 잠수사 54명을 투입해 14차례에 걸쳐 수심 20~30m에 있는 선내 수중수색을 벌였으나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선내에 실종자가 있을 경우 기관실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타실과 화장실 등에 대한 수중 수색은 일부 진행됐으나 3000여구의 통발과 어구, 어망줄이 뒤엉킨 채 떠다니고 있어 기관실 등에 대한 접근은 하지 못했다.

조류와 갯벌도 수색 작업을 방해하고 있다. 잠수부들은 1m 시야 확보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당국은 엎어진 선박의 바닥을 뚫어 거꾸로 진입하는 방식도 검토했지만 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청보호의 바닥 가운데에 구조물이 설치돼 있는 등 독특한 선체 구조와 이중 격벽에 밤샘 작업으로도 바닥을 뚫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목포 북항에서 가족들의 무사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청보호 선장의 아내는 "4일 오후10시24분에도 남편과 영상 통화를 했다. 배에 전조증상은 없었다. 구조 소식만 기다려야 하는 게 허망하다. 소식이 전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오열했다.

수색작업이 차질을 빚는 만큼 실종자들의 골든타임도 줄어들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현재 바닷물 수온은 8~10도로 골든타임이 길지 않다. 생존시간은 24~36시간 정도로 추정되지만 이 또한 보호장구 착용 여부에 따라 2배 가량 줄거나 늘어 정확하지 않다"면서 "밤에도 해상과 선내 수색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해경 등 구조당국이 전날 전복된 '청보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24톤급 통발어선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19분쯤 전복됐고, 승선원 12명 중 9명이 실종됐다. 2023.2.5/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양 크레이선 해역 이동…착수 시기는 미지수

구조당국은 청보호의 인양작업을 위해 민간 크레인선을 사고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크레인선은 이날 오후 7쯤 사고 해역에 도착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인양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해경은 현재 항공기와 함정, 민간어선, 잠수사 등을 동원해 실종자에 대한 수색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수색상황을 고려해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해경 관계자는 "크레인선이 도착하더라도 날이 어두워서 인양작업은 바로 들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작업을 빠르게 하더라도 내일 오후까지는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앵커설치 등 사전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바로 인양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상황에 따라 2~3일에서 일주일까지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star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