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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시험장 선택 중요하다”...64살 할머니의 토익 ‘만점’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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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토익 수험생들에게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올해 1월 토익 만점 성적표를 받은 정윤선(64)씨다. YBM에 따르면 정씨는 유효 성적 보유자 중 최고령 만점자다. 정씨의 만점 비결은 공부, 또 공부였다.

조선일보

토익 만점자 정윤선씨./대구M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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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구에 사는 두 손녀를 둔 주부 정씨는 지난해 12월25일에 치러진 제478회 토익 시험에서 990점 만점을 받았다. 정씨는 전체 응시 인원 중 LC(듣기 평가) 상위 3%, RC(읽기 평가) 상위 1%를 차지했다.

정씨가 토익과 인연을 맺은 건 20년 전 미국 생활을 하면서다. 정씨는 최근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처음 미국에 갔을 때 정말 자신감 없고 소심하게 살았다. 영어가 전혀 안 들리더라. 그러나 생활해야 하니까 영어공부를 해야 되지 않냐. 도서관에서 토익책을 보게됐다”고 했다.

정씨는 처음 토익책을 펼친 순간 ‘오 마이 갓’을 외쳤다고 한다. 그는 “제가 필요한 영어가 토익책에 다 있더라. 특히 어떤 장소에서 필요한 표현,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 표현들이 다 토익책에 있더라. 토익을 하다 보니까 조금 영어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사람들하고 만나는 거, 어디 가서 일 처리하는 거, 그런 거에 대해서 별로 두려움이 없게 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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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만점자 정윤선씨./대구MBC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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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토익을 공부하게 된 이유는 대학원 졸업 때문이었다. 정씨는 “대학원 입학을 하게 됐는데, 졸업하려면 영어 공인인증시험 점수를 내야 하더라. 아니면 자체 시험을 보던가. 저는 토익을 했으니까 토익으로 그걸 대체하지 싶어서 집중적으로 공부해 시험을 봤더니 985점이 나오는 거다. 985점이 한 네 번 정도 나왔다. 그래서 이왕 985점 맞은 거 한번 990 만점에 도전해보자 해서 이렇게 또 하게 됐다”고 했다.

정씨의 공부법은 ‘기본에 충실하자’였다. 그는 “단어집을 완전히 정말 예문까지 외울 정도로 그렇게 철저히 공부했다. 또 단어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문장을 알아야 한다. 문장을 알려면 문법을 해야 하고. 문법도 (문제집이) 닳도록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그 단어가 내는 원어민 소리다. 단어 뜻을 알고 있어도, 자기가 기억하는 그 발음이 잘못되면 어디 가서 쓸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고, 들리지도 않는다. 단어집에 나와 있는 MP3 녹음을 반복해서 들었다. 귀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시험에서도 그 단어가 들린다”고 했다.

만점 비결은 ‘시간 배분’ ‘실전과 똑같이 연습’이었다. 그는 “집에서 공부할 때 실전과 똑같이 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그리고 속독이 매우 중요하다. 속독의 관건은 단어와 문법의 힘이다. 그래서 문법을 알아야 문장을 이해하기 때문에 빨리빨리 읽을 수 있고 또 들리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장을 이해해야 잘 듣고 그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정씨는 ‘시험장 선택’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중학교에서도 보고 고등학교에서도 보고 했는데 대학교 시험장이 정말 좋더라. 책상도 넓게 쓸 수 있고 스피커도 정말 빵빵하게 잘 나오고 무엇보다도 화장실도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어 “리스닝을 할 때 그야말로 작은 소음 하나라도 들리면 집중력이 흩어지는 경우가 있다. 중고등학교는 골목이나 번화가 그런 데 많은 데 비해 대학교는 한적한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소음이 안 나는 곳을 선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정씨의 앞으로 계획은 ‘영어 공부 콘텐츠’ 제작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이 영어 공부하는 걸 보면 미국 동화책 아니면 미국 교과서로 하더라. 저는 이왕이면 한국의 정서가 들어가 있는, 우리나라 전래동화로 된 책으로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전래동화로 영어를 가르치고, 연계된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싶다. 그러려면 온라인이 가장 좋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토익 만점 할머니’라는 채널을 개설해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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