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교육금지 공개 항의' 교수 구타 후 구금

▲ 아프간 톨로뉴스 방송 도중 석박사 학위를 찢는 마샬 교수(오른쪽)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 억압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항의한 한 교수가 탈레반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저널리즘 전문가인 이스마일 마샬 교수는 지난 2일 탈레반에 의해 구타당한 뒤 끌려갔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마샬 교수의 측근인 파리드 아흐마드 파즐리는 "마샬 교수는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구금된 상태지만 그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 당국도 마샬 교수에 대한 구금을 인정했습니다.

정보문화부의 압둘 하크 함마드 국장은 "마샬 교수는 정부 시스템에 대한 도발적 행위를 저질렀다"며 "보안당국이 조사를 위해 그를 데려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마샬 교수는 지난해 12월 아프간 톨로뉴스 방송에서 탈레반 정권의 여성교육 차별 정책에 항의하며 자신의 석·박사 학위 증서를 차례로 찢었습니다.

마샬 교수는 당시 "이 나라는 교육을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만약 내 누이와 어머니가 공부할 수 없다면 나는 이 교육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카불 등에서 자신의 책을 행인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카불의 사립 마샬대 창립자인 그는 명문 카불대에서도 강의를 해왔습니다.

마샬 교수에 대한 구금 사실이 알려지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인 스테판 뒤자리크는 "매우 우려되는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뒤자리크 대변인은 이것은 여성 교육 등과 관련해 아프간에서 목격되는 또 다른 퇴보 징후라며 "마샬 교수는 즉각 풀려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여성들에 대한 억압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프간 여성들은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이 금지됐고 머리뿐 아니라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으며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도 할 수 없습니다.

중·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교육이 허가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여성의 대학 교육까지 금지됐습니다.

(사진=SNS 캡처, 연합뉴스)
조지현 기자(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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