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일어설 때 '핑'도는 기립성 저혈압, '발살바수기'로 진단율 높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발살바수기, 복식 호흡하며 심장박동 수와 혈압 변화 측정
한국일보

발살바수기로 기립성 저혈압 진단을 하고 있는 모습.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복식 호흡하며 심장박동 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하는 '발살바수기'로 기립성 저혈압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립성 저혈압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갑자기 일어났을 때 혈압이 크게 떨어져 어지럼증·시야장애·실신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당뇨병·파킨슨병 등 중증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립성 저혈압 선별 검사인 '기립 경사 검사'는 진단을 놓칠 때가 없지 않았다.

기립 경사 검사는 환자가 누워 있는 각도를 바꿔가며 혈압을 측정하는 검사인데, 기립성 저혈압 환자의 20~45%를 차지하는 지연성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각도를 바꾸고 10분 후 증상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이에 김병조ㆍ박진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미국 밴더빌트대 자율신경장애센터와 공동 연구로 ‘발살바수기’가 기립성 저혈압 검사의 효율성과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2016년 3월~2022년 5월 자율신경 검사를 받은 환자 2,498명을 대상으로 발살바수기를 시행했을 때 심장박동 수 변화, 혈압 회복 시간을 비교해 기립성 저혈압과 관계를 분석했다.

발살바수기는 심혈관 기능을 평가하는 자율신경 검사로 코와 입을 막고 풍선을 부는 것처럼 배에 힘을 주어 숨을 내쉬며 심장박동 수와 혈압 변화를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혈압 저하가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것인지 판별할 수 있다.

연구 결과, 15초간 발살바수기를 시행했을 때 심장박동 수 변화가 적고, 정상 혈압으로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길수록 30분 이상 기립 경사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필요한 기립 경사 검사 시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동안 어떤 환자에게 어느 정도 시간의 기립 경사 검사가 필요한지에 대한 객관적 지침이 없었기에 환자마다 최적의 검사 시간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발살바수기는 기립 경사 검사 시 증상 발현 시간을 예측해 환자의 검사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의료진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검사 시간을 설정할 수 있어 검사 효율성을 높여준다.

김병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립성 저혈압 진단율을 높이고 이상 소견을 보이는 환자를 민감하게 찾아내기 위한 연구”라며 “발살바수기의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기립 경사 검사를 실시했을 때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또한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심장협회의 ‘고혈압(Hypertension)’에 실렸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가 선정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에 올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