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삼성·구글·퀄컴 손잡았다, 메타버스서도 애플과 격돌 예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태문 사장 “프리미엄폰 지난해보다 10% 더 팔겠다”

중앙일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왼쪽부터)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3사의 XR(혼합현실) 협력을 선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차세대 확장현실(XR) 기기를 공동 개발한다.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애플이 연내 혼합현실(MR) 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어 결국 삼성 중심의 안드로이드와 iOS 진영이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가상현실 기기 시장에서 또 다시 맞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XR 기기서 삼성-구글-퀄컴 삼각동맹 선언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신제품 소개를 마친 후 “퀄컴, 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변화시킬 것”이라며 깜짝 발표를 했다.

노 사장은 이후 관람석에 앉아있던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을 직접 무대 위로 안내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함께 체험장을 둘러보며 끈끈한 동맹관계를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에 퀄컴의 프로세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왔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한다.

반면 애플은 독자적으로 설계한 AP 칩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 퀄컴으로부터 공급받는 셀룰러 모뎀 칩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칩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운영체제에 이어 칩셋에서도 구글, 퀄컴과는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중앙일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왼쪽부터)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XR 분야에서 실제와 디지털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몰입도 높은 디지털 경험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삼성과 공동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히로시 록하이머 수석부사장 역시 “구글이 오랫동안 투자해온 흥미로운 공간이 AR과 VR”이라며 “차세대 경험을 제공하려면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해 삼성, 퀄컴과 손을 잡았다”고 말했다.

확장현실을 의미하는 XR(eXtended Reality)은 일반적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 등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다. 사실상 헤드셋 등의 기기를 통해 현실 위로 콘텐트를 겹쳐 확장하는 ‘증강현실’ 기술은 물론,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메타버스’와도 맞닿아있는 분야다.

이번 XR 생태계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삼성전자가 만든 XR 기기에 퀄컴의 칩셋과 구글의 운영체제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퀄컴, 구글이 애플에 대항해 또다시 차세대 분야에서도 서로 손을 잡은 셈이다. 애플은 아이폰의 성공을 이어갈 다음 플랫폼으로 XR 분야를 점찍고 지속해서 관련 투자를 늘려왔다. 애플은 오는 6월 ‘리얼리티 프로’라는 이름의 MR 기기(헤드셋)를 시장에 처음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왼쪽부터)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3사의 XR(혼합현실) 동맹을 선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희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동맹을 통해 장기적으로 XR 기기 제조를 맡는 것은 물론,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우호적 고객을 확보하는 포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신들도 이들 3사의 동맹 소식을 전하며 “이르면 올 봄 첫 XR 기기를 내놓을 애플을 겨냥한 협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WP)는 노 사장과 인터뷰 기사를 통해 “삼성의 이번 XR 사업에는 구글과 퀄컴뿐 아니라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서비스 제휴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히며 ‘XR 동맹’이 더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앞서 메타는 주요 빅테크 기업 중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를 내놓으며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리들리 스콧, 나홍진, 페이커와 협업



한편 이날 오전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언팩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 및 파트너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몰렸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됐다.

중앙일보

영화 '추격자' '곡성'의 메가폰을 잡았던 나홍진 감독은 갤럭시 S23 울트라를 이용해 을지로 뒷골목을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 'FAITH'를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이희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영화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 등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과 ‘추격자’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대형 화면에 등장하자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졌다. 삼성전자는 이들과 협업해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을 이용한 영화 촬영을 진행했다. 나 감독은 “어두운 장면을 촬영할 일이 많았는데도 갤럭시S23 울트라가 디테일한 장면을 그대로 살려줬다”고 말했다.

곧이어 갤럭시S23 시리즈의 고사양 게이밍 성능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전작인 갤럭시S22 시리즈가 지난해 출시 직후 게임 최적화서비스(GOS) 사태에 휘말렸던 점을 의식한 듯 강력해진 기기 성능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중앙일보

유명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갤럭시 S23 언팩 홍보 영상에 등장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노태문 “어렵지만 판매량 10% 이상 늘리겠다”



언팩 행사 직후 이어진 국내 언론과 간담회에서는 노 사장은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를 전년 대비 두 자릿수까지 늘리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계속되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성능으로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를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S23 시리즈는 전작인 S22 시리즈 대비해 10% 이상 판매량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특히 “울트라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시리즈 전체의 판매를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상황이 좋지 않았던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환율 등이 점차 정상화하고 있다”면서 “수익성은 앞으로 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중앙일보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국내 기자들과 만나 신형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전략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핵심 부품인 퀄컴의 AP 칩 도입과 관련해 “단순히 퀄컴의 칩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에 따랐다”면서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상황에 맞는 최적의 칩을 그때그때 판단해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23 시리즈에서 자체 설계 AP인 ‘엑시노스’ 시리즈 도입을 포기했다.

구글, 퀄컴과 XR 동맹 체결에 대해서는 “칩세트의 강자인 퀄컴과 제품 하드웨어의 리더인 삼성전자, 운영체제와 서비스를 가장 잘할 수 있는 구글이 만나 제대로 된 XR 생태계를 만들어보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내용이 좀 더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