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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정부, 2000억 원 들여 58개 방음터널 전면 교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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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방음터널 화재사고 대책 발표

동아일보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2.30/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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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소 2000억 원을 들여 화재 위험에 노출된 전국 58개 방음터널 소재를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도로 방음시설 화재 안전 강화대책’을 논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전수조사 결과 전국에 설치된 170개 방음터널 중 58개(34%)와 1만2118개 방음벽 중 1704개(14%)가 화재에 취약한 PMMA(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음터널의 경우 화재 발생 시 대피와 연기 배출이 어려운 밀폐형이 110개로 65%를 차지했다.

PMMA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발화점이 약 280도다. 지난해 12월 29일 화재사고가 난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830m)에도 PMMA소재가 활용됐다.

국토부는 우선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터널 58곳을 폴리카보네이트(PC)나 강화 유리로 교체하기로 했다. PC는 발화점이 450도로 PMMA보다 불에 강하고, 강화 유리는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소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부 PC로 교체할 때 2000억 원 정도로 유리로 교체하면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소재는 도로관리청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부처 소관 고속도로와 국도 구간의 방음터널부터 소재를 교체할 계획이다. 지자체 소관 방음터널은 내년 2월까지 교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새로 설치하는 방음시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PMMA 소재 사용 금지, 피난문·비상대피로 설치 의무화 등의 설계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소재별 안정성 등을 점검하고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해 4월 ‘터널형 방음 시설의 화재 안전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내년 2월 결과가 나온다.

김유식 한국국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PC가 PMMA보다는 열에 강하긴 하지만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PC의 발화점인 450도는 쉽게 넘어선다”며 “유리나 PC 모두 어떻게 성분을 구성하는 지에 따라 종류가 수십가지로 나뉠 수 있어 가장 좋은 조합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장은 “방음터널 화재는 흔치 않아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고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소재를 신중히 결정해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동수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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