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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전기·가스·수도 28.3% 올랐다…1월 소비자물가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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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요인 변화…공공요금이 견인

전기가스수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상승


한겨레

전기료와 가스비 등 동절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연료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골목 한 주택에 전기공급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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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과 견주어 5.2%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 폭을 키웠다.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국제유가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치솟으며 복병이 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 대비 5.2% 올랐다. 전월(5.0%)보다 오름 폭이 0.2%포인트 커졌다. 물가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된 것은 지난해 9월 5.6%에서 10월 5.7%로 오른 뒤 3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의 양상은 달라졌다. 지난 한 해 고물가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가 주도했는데, 올해 1월엔 전기·가스·수도 몫이 컸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간 억눌러왔던 공공요금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변수’가 생긴 셈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월 물가가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된 데는 전기료 인상 영향이 컸다”며 “앞으로 가스요금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어 전기·가스·수도 물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1년 전보다 28.3% 올랐다. 별도 항목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1년 전보다 전기료는 29.5%, 도시가스 요금은 36.2%, 지역난방비는 34.0% 각각 뛰었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지난달 5.0% 올랐다. 이 역시 전월(4.8%)과 견주어 상승 폭이 커졌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물가에는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공공요금이 빠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4.1% 올라 전월(4.1%)과 같았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에도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는데,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의 적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상당 폭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지난달 공업제품 가격은 기능성 화장품(13.3%), 커피(17.5%) 등 가공식품이 10.3%나 오르면서 전체 6.0% 올랐다. 가공식품은 전월(10.3%)과 상승률이 같았지만 2009년 4월(11.1%) 이후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석유류는 5.0% 올라 전월(6.8%)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개인서비스는 연초에 구내식당 외식비, 공동주택관리비 등이 연초에 가격 조정을 거치면서 5.9% 상승해 물가 오름세를 이어갔다. 농·축·수산물은 1.1% 올랐고 그 가운데 농산물은 0.2% 하락해 전월(-1.6%)에 이어 감소세가 지속했다. 다만 채소류는 강설과 한파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5.5% 올라 두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내 물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올해 전기·가스 요금 등의 인상 폭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도 쉽게 예단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13일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공공요금(4번), 전기요금(8번) 등의 언급 횟수가 많았다.

국제유가의 반등 가능성도 관건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 국내 실물 경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석유 수요 증가로 국제유가가 뛰어 물가 측면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물가와 경기 간 상충관계가 심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연 공동 세미나에서 “한국은 워낙 석유 수입이 많아 유가가 걱정된다”며 “(중국 경제가) 좋아져도 걱정, 나빠져도 걱정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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