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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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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아이돌 꿈꿨지만"… 여성 서사 뮤지컬 '실비아, 살다' 주역 주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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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연 이어 11일부터 '실비아, 살다'의 '실비아'로
실비아의 내면의 소리 전하는 '빅토리아'에 동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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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다온이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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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 개 공연장이 밀집한 서울 대학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공간이다. 활발한 창작 실험으로 배우들에게 다양한 무대가 펼쳐지는 배우의 산실로, 소극장 무대 코앞에서 보던 배우들이 어느 순간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드문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대학로의 주목받는 배우'라는 표현은 관객뿐 아니라 콘텐츠 업계의 관심까지 포함하는 말이다.

주다온(27)도 그런 배우 중 한 명이다. 그가 연기하는 모습이 담긴 유튜브 영상에는 '곧 대극장 주역으로 자주 보게 될 배우'라는 댓글이 종종 달린다. 2018년 뮤지컬 '인터뷰'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미국 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작품과 삶,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실비아, 살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 초연작을 포함한 네 편의 뮤지컬에 연이어 출연했다. 올해는 대학로 티오엠 2관에서 11일 시작하는 '실비아, 살다' 재연을 필두로 이미 11월까지 출연작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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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실비아, 살다'에서 여성차별적 발언을 들은 실비아(맨 왼쪽·주다온)가 당황하고 있다. 공연제작소 작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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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살다'의 주인공 실비아를 연기한 초연 흥행 주역 주다온은 이번에는 실비아 역과 실비아의 분신과 같은 가상의 인물 빅토리아 역에 동시에 캐스팅됐다. 연습에 한창인 주다온을 최근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데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해 연기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그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한계 없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비아와 빅토리아 역을 같이 제안받고 체력이 부족할까 봐 딱 3초 망설였다"며 웃었다.

실비아는 지금과는 다른 여성차별적 시대를 살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주다온에게도 이 작품의 여성 서사는 와닿는 부분이 많다. 그는 "'여자는 다리를 오므리고 앉아야지'처럼 여성이 성장하면서 생각지 못하게 듣게 되는 전형적 표현의 대사가 많다"며 "여성이 조금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누구나 각자의 삶에선 주인공이고 개개인이 모두 빛나는 존재임을 이 뮤지컬을 통해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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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다온이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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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온의 꿈이 처음부터 뮤지컬 배우는 아니었다. 막연히 노래와 춤을 좋아했고, 대학교 입학 후에는 2년간 아이돌 그룹 데뷔를 위한 연습생 생활을 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데뷔는 포기했지만 가수를 준비하는 중에도 배우의 꿈을 동시에 품고 있었기에 큰 아쉬움은 없다. "언젠가 드라마나 영화 OST 작업에는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요즘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대형 교회 목사의 딸이자 술과 마약에 중독된 화가 이사라 역으로 열연한 김히어라다. 주다온은 "2020년 뮤지컬 '마리 퀴리'에 함께 출연했을 때 언니(김히어라)에게 인생의 고민을 털어놨고 많은 조언을 얻었다"며 뮤지컬 앙상블로 데뷔해 차근차근 이름을 알려온 김히어라의 최근 성공적 행보를 진심으로 기뻐했다.

"어려서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꾼 건 아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춤과 노래를 다 할 수 있는 뮤지컬에 푹 빠져 있어요. 대극장 뮤지컬 오디션은 아직 자신이 없어 포기할 때도 있고 아쉽게 떨어진 경험도 있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맡고 싶었던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위키드'의 글린다 역은 꼭 해 보고 싶어요. 2021년 공연 이후 소식이 없는데 제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새 프로덕션이 빨리 꾸려지면 좋겠어요."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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