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카드 1000조원 넘게 긁었지만…4분기 증가폭 감소

연간 승인액 ‘사상 첫 기록’에도 침체 영향에 연말 사용 주춤

지난해 코로나19 거리 두기 조치 해제로 ‘보상소비’가 늘고 해외여행도 살아나면서 연간 카드 승인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1~3분기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승인액 증가율은 4분기 들어 경기 둔화 영향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여신금융협회가 31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카드 승인실적 분석’을 보면 지난해 연간 카드 승인금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097조7000억원에 달했다. 카드 승인금액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카드 승인 건수는 256억9000만건으로 전년 대비 9.9% 늘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모두 합한 전체 카드 사용실적 기준이다.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출입국 규제가 완화되면서 숙박업소·음식점 등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데다 항공사·여행사 등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카드 승인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업종은 운수업(63.3%)이다.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2021년 해외여행이 저조했다 지난해 크게 늘어나면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여행사 등 레저 관련 산업도 살아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이 전년 대비 24.0% 늘었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도 30.7% 증가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숙박·음식점업에서 매출 증가세가 유지됐고 국내·해외여행 활성화로 인한 운수업 등 여행·여가 관련 산업 실적 증가 등에 힘입어 소비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을 분기별로 보면 4분기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카드 승인금액은 28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 연간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분기별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1.2%, 2분기 14.8%, 3분기 15.1%에 달했지만 4분기에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향후 경기 둔화 우려도 상존해 1~3분기보다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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