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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진상,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검찰, 공소장으로 낙인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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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사업 어떻게 일사천리 진행 됐겠나”

한겨레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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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위례·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의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를 따졌다. 지난해 11월 구속된 정 전 실장은 법원에 보석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뇌물 등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정 전 실장 쪽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공소장 일본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검찰이 재판 전에 낙인을 찍고 출발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사건에 대한 법관의 예단을 막기 위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는 범죄 사실이 간략히 적힌 공소장만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법정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 전 실장은 녹색 수의를 입은 채로 법정에 직접 나왔다.

앞서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천화동인 1호 보통주 지분 중 24.5%(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를 나누기로 약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3년 2월∼2020년 10월 성남시 정책비서관·경기도 정책실장으로 있으면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7차례에 걸쳐 총 2억4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정 전 실장 쪽은 이날 재판에서 “정 전 실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과 오랫동안 불법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정 전 실장은 이와 관련한 수사나 재판을 한 번도 받은 바 없다”며 “민간사업자들에게 선거 자금 등 편의를 제공받고 불법 선거운동을 감행한 것처럼 예단을 주는 기재 방식이다. 검찰이 기나긴 공소장 작성 방식을 택해서 정 전 실장에 대해 구체적 범행 낙인을 찍고 출발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공소장은 범죄 사실이 적힌 30쪽 중 10쪽가량에 민간사업자들과의 관계 등을 자세히 적은 ‘배경사실’로 구성돼 있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의 혐의는 모두 공무원과 민간인의 유착관계와 관련된 것”이라며 “공소사실 입증에 필요한 내용을 공소장에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양쪽의 주장을 모두 들은 뒤 재판부는 검찰 쪽에 “피고인 쪽의 의견을 검토해 필요하다면 공소장 일부 내용을 축약,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전 실장 쪽은 전날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보석 심문 기일은 열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 대신 이날 재판에서 정 전 실장 쪽에 유리한 진술을 할 기회를 부여하고, 다음에 정 전 실장 쪽이 밝히는 증거 의견을 고려해 보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더불어 정 전 실장 쪽은 구속영장심사에 출석할 때,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구인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이 사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도 신청했다. 영장심사 출석시 이미 구인영장이 발부된 상태이기 때문에 정 전 실장을 비롯한 피의자들은 영장심사가 끝난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치소에서 대기해왔다. 위헌법률심판과 관련해서는 재판부가 관련 내용을 검토해본 뒤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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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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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재판을 마친 뒤 유 전 본부장은 법정 밖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개발이익 중 700억원을 넘겨받는 일을) 제가 이재명 대표 이름을 팔면서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그랬다면 저는 이 대표 옆에 있어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 이름은 사실상 금기의 사항이었고, 민간사업자들도 다같이 알고 있었고 공유하고 있던 내용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대장동 개발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는데, 어떻게 일사천리로 다 진행될 수 있었겠나”라며 “성남시에서 재검토 지시나 그런 것들이 전혀 없었다”고도 말했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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