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창영초 옛 교사 건물 |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유형문화재인 인천 원도심 창영초등학교를 이전하는 안이 교육부 심사에서 부결됐다.
3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학교 신설·이전을 심의하는 중앙투자심사를 열고 동구 창영초 이전안을 재검토하라며 부결했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학교 이전이 추진됐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서가 제출되면서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하는 심사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창영초 이전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번 교육부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3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인천창영학교 이전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논평에서 "시교육청이 인천 최초의 공립학교인 창영초 이전의 중요성에 비해 충분한 공론화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심사 결과를 잘 새겨 지역사회와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구 배다리마을 주민 모임인 배다리위원회도 "이번 사안은 교육 철학이 배제된 시교육청의 행정 편의주의적 사고로 인해 발생했다"며 심사 결과를 환영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역시 최근 페이스북에서 창영초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창영초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는 과밀학급 문제 등을 이유로 학교 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 적지 않은 마찰이 지속될 전망이다.
학부모회와 운영위는 2026년 금송구역 입주가 시작되면 일대에 초등학생 900명가량이 추가로 유입돼 창영초 학급 과밀이 우려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학교를 이전하지 않으면 재개발로 과밀학급이 심화해 교실을 더 지어야 하는데 학교 부지가 문화재보호구역이라 증축도 어렵다"며 "별도 초교를 신설하면 창영초와 새 학교 학군이 겹쳐 원도심 창영초는 폐교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밀 해소와 여중 신설 등을 위해 창영초 이전을 추진해온 시교육청은 지역사회와 소통이 우선이라며 한 걸음 물러선 상태다.
시교육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부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제기된 반대 의견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학부모, 학교 관계자, 지역사회 모두가 공감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다양한 소통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교육부에서 심사 결과에 대한 정식 통보는 받지 못했다"며 "오는 4월 다시 중앙투자심사가 열리는데 재검토 의견 등을 고려해 안건을 다시 상정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1907년 개교한 창영초를 인근 금송 재개발정비 사업구역으로 옮기고 빈 창영초 자리에 지역에 필요한 여중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인천 최초 3·1운동 발상지이자 인천시 지정 문화재인 창영초교의 이전에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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