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이재명, 사법리스크 '정면돌파' 선택…비명계 모임에도 참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핵심요약
이재명 "대선 패배 대가 치르겠다" 檢 출석 결정
의원 동행 출석도 만류 "갈등의 소재 될 수 있어"
민주당, 주말에 국민 보고대회…'장외전 나서'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 31일 오후 출범
한편, 이재명도 참석해 의원들 격려 및 사진 촬영 예정
비명계 역시 "비명계 모임 아니다" 조심스런 입장
노컷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소환 조사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2차 소환조사에 전격 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장외투쟁을 열며 여론전으로 반격에 나설 태세다.

반면, '비명계(非이재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도 때마침 첫 토론회를 열어 세 결집에 나서면서, 향후 이 대표 수사 상황에 따라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도 첫 토론회에 참석하며 친화 제스쳐를 보냈다.

이재명 "모욕적이지만 檢 출석하겠다"…주말에 국민보고대회


이재명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검찰의 추가 소환조사 요구에 전격 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참으로 옳지 않은 일이지만,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이 겪는 고통이나 사회가 퇴보하면서 받는 엄청난 피해에 비하면 제가 승자의 발길질을 당하고 밟힌다 한들 우리 국민의 고통에 비교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당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측근들은 이 대표의 출석을 적극 만류해왔다. 검찰이 의도적인 조사 지연으로 2차 소환을 유도하는 등 정치수사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에 응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논리다. 당이 똘똘 뭉쳐 검찰을 규탄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 대표도 마찬가지로 간담회에서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모욕 주기를 위한 정치 행위를 했다"라며 측근들과 같은 궤의 주장을 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석을 결정한 배경에는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비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찰 조사를 거부할 경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져 당내 위기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이재명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방탄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의원들의 동행 출석 자제를 강한 어조로 당부했다. 그는 간담회에 참석한 측근 의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갈등과 분열의 소재가 될 수 있다"라며 동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소환조사 당시 의원 40여명과 함께 포토라인에 선 것을 두고 방탄 논란이 인 것을 의식한 조치다.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진화하는 동시에 당은 이번 주말 윤석열 정부 규탄 국민 보고대회를 열며 화력을 끌어올린다. 이 대표가 나 홀로 검찰에 출석해 '야당 탄압'의 모습을 강조하면, 민주당이 검찰의 부당한 권력 행사를 규탄하는 그림이다. 민주당은 장외전을 통해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 추진을 위한 여론을 끌어 모으고, 장내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본격 추진한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도저히 야당이 아니면 견제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대표는 대표가 할 일을 하고 당은 최대한 검찰을 견제하고 규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 출범…이 대표 수사에 따라 '분수령'

노컷뉴스

윤창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노력에도 당내 분열 위기감은 한동안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한창인 31일 비명계 모임 '민주당의 길'이 발족하면서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미리 대안 세력으로서 구심점 역할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길은 지난해 전당대회 이후 비명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확대 개편한 모임이다. 김종민·이원욱 의원 등 3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계파 외연을 넓히기 위해 중도 성향 의원들까지도 포섭하고 있다. 이들은 31일 오후 4시30분부터 토론회를 열고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배경 등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도 참여할 예정이다. 토론은 매주 화요일 열린다. 김종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대표 사법 문제 때문에 온통 그 문제로 우리 당이고 당 밖이고 정치권이 다 블랙홀이 돼 있다"라며 "민주당은 대통령 선거도 지고 지방선거도 졌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모임에 속한 의원들은 아직까지 '비명계 모임'으로 비춰지는 것에는 부담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김 의원도 "비명, 반명 (모임) 이거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계파 모임이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는 이 대표 수사의 향방이 아직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명확히 친명계에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나 체포동의안 표결 등을 통해 이 대표 혐의와 관련된 '스모킹 건'이 나올 경우 계파 구도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31일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 행사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추후 계파 갈등이 심화될 경우에 대비해 미리 비명계 구심점을 포섭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