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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르포] 매운맛? 프리미엄?…농심 vs 삼양, 성수동서 ‘팝업스토어 전쟁’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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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평가’ 라면업체들, MZ 소비자 접점 늘리려 노력

헤럴드경제

편의점처럼 마련된 쿠티크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의 내부에 들어서면 ‘비밀의 문’을 통해 포토존과 전시공간을 만날 수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연초부터 MZ세대와 접점을 높이기 위해 라면업계의 팝업스토어 경쟁이 시작됐다. 이달 초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연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도 성수동에 등판했다. 역사가 오래돼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두 기업의 팝업스토어 운영을 업계에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체험형 공간을 열었지만 팝업스토어의 ‘얼굴’은 다르다. 농심은 인기 제품인 신라면을 내세운 데 반해 삼양식품은 새로운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 ‘쿠티크’를 내세웠다. 농심의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에서는 신라면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역사를 소개하고 개인 취향에 맞는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신라면 vs 쿠티크 건면…농심 vs 삼양 ‘팝업스토어 경쟁’반면 쿠티크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에서는 삼양식품 자체 브랜드보다는 쿠티크라는 건면이 가진 고급 콘셉트가 강조돼 있다. 본 전시 공간에 입장하기 전 불닭볶음면·삼양라면 같은 라면류와 사또밥, 짱구 등 인기 과자제품류를 만날 수는 있지만 삼양식품이라는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는 쿠티크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진 부티크 콘셉트를 최대한 느끼도록 공간이 구성돼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2월 세계 면요리를 선보이는 누들 부티크 콘셉트로 쿠티크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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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LES601성수에 마련된 삼양식품의 쿠티크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 2층 다이닝 공간. 쿠티크 팝업스토어는 2월 5일까지 운영된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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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29일 찾아간 삼양식품 쿠티크 팝업스토어에서는 ‘비밀의 문’을 통해 포토존과 전시 공간을 만날 수 있었다. 사전 예약자를 중심으로 면발 모양의 출입구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다이닝 공간에는 레스토랑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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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LES601성수에 마련된 삼양식품의 쿠티크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 2층 다이닝 공간. ‘쿠티크 에센셜짜장’ 제품과 함께 맛볼 수 있는 4개의 포크가 제공된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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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테이블 위에는 ▷물 버림용 ▷소스 비빔용 ▷프리미엄 누들용 포크 ▷후레이크용 등 총 4가지 포크가 준비돼 있었다. 프리미엄 누들용 포크는 날의 간격을 면 두께인 1.6㎜로 특수 제작했다. 다이닝 공간에서는 레스토랑 직원의 안내에 함께 컵라면 용기에 든 제품을 포크 4종을 사용해 직접 만들어 먹는다.

2층 다이닝 공간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윤모 씨는 “(쿠티크는) 건면이라 건강한 느낌이 있지만 기름이 많아야 느껴지는 풍미가 그립기도 하다”면서도 “장신구 착용이나 사진 촬영을 하니 편의점에서 그냥 봤던 브랜드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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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 A동에 마련된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 2월 8일 운영을 종료한다.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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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티크 팝업스토어와 도보로 약 5분 떨어진 곳에는 농심의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다. 두 곳이 함께 운영되는 2월 초에 성수동을 방문하는 소비자라면 동시에 방문할 수도 있다. 신라면 팝업스토어는 직접 맵기와 별첨을 선택해 조리해서 먹을 수 있고 즉석사진 촬영과 함께 신라면 굿즈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선보인 ‘신라면 분식점’을 현실로 만든 공간이다. 당시 메타버스에서 화제가 된 메뉴는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로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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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 A동에 마련된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의 ‘신라면 분식점’ 공간. 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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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잡아라”…‘신라면 팝업스토어’ 2주간 1만2000명 방문각종 전시와 체험공간의 메카로 알려진 곳에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가 잇따라 열려 MZ세대의 ‘라면 체험’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농심에 따르면 신라면 팝업스토어는 9일 오픈 이후 25일까지 2주간 1만2000명이 방문했다. 일평균 평일 800명, 주말 1000명 수준이다.

농심(1965년 창립)과 삼양식품(1961년 창립)은 각각 설립된 지 올해 58주년, 62주년을 맞은 장수 기업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의 라면 품목 해외 매출 비중은 44%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라면’의 수출 호조와 고환율 덕에 두 회사는 각각 매출 3조원,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다. 내수시장 정체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직면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경쟁사들의 성장과 개별 취향의 다양화 등으로 특정 효자 제품 하나로 매출을 기대하기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0년 전 약 20%에 달했던 농심 신라면의 단일 제품 점유율은 지난해 9.8%(닐슨IQ코리아 지난해 3분기 누적 라면 시장 데이터 기준)까지 내려왔다. 이 때문에 MZ세대를 신규 소비자로 확보하기 위한 라면업계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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