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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현대판 임진왜란?...“삼성 잡겠다” 日반도체 치밀한 침공 작전 [MK위클리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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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투자한 라피더스 ‘파운드리’ 도전장
2025년까지 2나노 설비 갖추겠다고 발표


매일경제

코이케 아츠요시 라피더스 사장 겸 최고 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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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 미세공정인 ‘나노미터(㎚·1㎚=10억분의 1m)’ 기술을 놓고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3㎚ 제품 양산의 첫 문을 연 삼성전자에 이어 대만 TSMC가 지난해 말 3㎚ 양산에 들어가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대기업들이 연합해 세운 라피더스가 파운드리 최선단 공정에서 벌어지는 ‘나노 전쟁’에 참전을 선언했습니다. 2025년까지 2㎚ 기술을 개발해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입니다. 파운드리 시장이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기술강국들의 격전지가 돼 가는 양상입니다.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는 2025년 상반기까지 2㎚ 반도체 생산의 프로토타입 라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라피더스는 소니·도요타·키옥시아·NTT·소프트뱅크·NEC·덴소·미쓰비시UFJ 등 일본 8개 대기업이 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위해 지난해 설립한 합작 기업입니다. 라피더스는 이를 위해 오는 3월까지 프로토타입 생산시설 용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라피더스는 당초 2027년 2㎚ 국산화를 목표로 했지만 이번에 라인 구축 시점을 2025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라피더스에 이미 700억엔(약 683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지속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라피더스는 미국 IBM과 함께 2㎚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고도화된 공정은 3㎚다. 일본 라피더스는 3㎚가 아닌 2㎚ 공정에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TSMC와 삼성전자 역시 2025년부터 2㎚를 양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파운드리뿐 아니라 메모리 분야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3강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연일 모바일용 D램에서 신기록 경신 경쟁을 펼치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마이크론이 극자외선(EUV) 공정을 대체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선두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데 이어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기존보다 속도가 13% 빨라진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매일경제

SK하이닉스, 세계 최고속 모바일용 D램 ‘LPDDR5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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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 속도인 모바일용 D램 ‘LPDDR5T’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공개한 모바일 D램 LPDDR5X 성능을 2개월 만에 업그레이드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신제품은 동작 속도가 9.6Gbps(초당 9.6기가비트)로 전작 대비 13% 빨라졌습니다. 실험 결과 모바일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77GB입니다. 이는 FHD(풀HD)급 영화 15편을 1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이름에 ‘터보(Turbo)’의 T를 붙였습니다.

LPDDR5 시리즈로 불리는 차세대 모바일용 D램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기기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저소비 전력 모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PDDR5와 LPDDR5X 모델 비중은 2021년 전체 모바일 시장의 10% 수준에서 올해 말에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원래 고성능·저소비 전력 D램 분야 선두 주자는 삼성전자다. 2021년 11월 업계 최초로 14나노 기반 LPDDR5X를 개발했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기술 경신을 거쳐 작년 말 세계 최초로 초당 8.5Gb의 전송 속도 신기록을 세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등 경쟁자들이 거세게 추격하며 선두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도 1β(1베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고성능·저소비 전력 D램(LPDDR5X)의 검증 샘플을 최근 출하했습니다. 검증을 마치는 대로 올해 초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마이크론 신제품은 전작의 1α(1알파) 공정에 적용한 것보다 전력 효율성을 약 15% 개선하고 밀도를 35% 이상 높인 게 특징입니다. 특히 마이크론은 이번 신제품이 자체 개발한 1β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고가의 EUV 장비를 사용하는 대신 자체 개발한 ‘멀티패터닝’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입니다. 기존 EUV 공정이 극도로 얇은 붓으로 한 번에 그리는 방식이라면 멀티패터닝은 상대적으로 두꺼운 붓으로 스케치를 여러 번 하면서 원하는 모양으로 패턴을 좁혀나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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