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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여정 "러 군대와 한 참호 있을 것"… 강력한 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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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에서 美·獨의 우크라 탱크 지원 맹비난

"러 위력 앞에 모조리 불타 고철더미 될 것"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향해 ‘영웅적인 군대’, ‘불굴의 투쟁 정신’ 등 표현을 써가며 찬사를 바쳤다. 미국, 독일 등 서방이 최근 자국 주력 전차(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선 “모조리 불타버려 파철더미가 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북한이 이제 아주 대놓고 친(親)러시아 본색을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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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으로 사실상 북한의 ‘2인자’로 통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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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은 전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중전차 지원 결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김여정은 담화에서 “미국이 최근에는 저들의 주력 땅크(탱크)까지 제공한다는 것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반로씨야(러시아) 대결 립장(입장)을 보다 명백히 하였다”며 “우크라이나에 지상공격용 전투장비들을 밀어넣음으로써 전쟁 상황을 계단식으로(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미국의 처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대륙 전체를 엄중한 전쟁 위험에 로출(노출)시키고 크고작은 우려들을 산생시켜온 미국의 책동이 이제는 더욱 위험계선을 넘어서고 있다”며 미국을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는 장본인’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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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M1 에이브럼스 전차의 위용.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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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국 주력 전차 M1 에이브럼스를 제공키로 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독일(레오파르트2), 영국(챌린저2) 등 다른 서방 주요국도 탱크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김여정은 “미국이 서방 나라들은 물론 자기의 특등 앞잡이들의 군사 잠재력까지 반로씨야 전선에 동원하려고 획책하고 있다”며 독일, 영국 등을 미국의 ‘앞잡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천문학적 액수의 군사장비들을 넘겨주면서 세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파괴하고 있는 미국과 서방 나라들은 주권국가들의 자위권에 대하여 시비할 자격이 없다”며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여정은 러시아 군대의 전투력을 찬양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강력한 연대도 과시했다. 그는 “미국과 서방이 자랑하는 그 어떤 무장 장비도 영웅적인 로씨야 군대와 인민의 불굴의 전투 정신과 위력 앞에 모조리 불타버려 파철더미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로씨야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 전호(참호)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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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20일 공개한 위성사진. 왼쪽은 러시아, 오른쪽은 북한 상공에서 각각 촬영한 것이다. 러시아에서 출발한 기차가 북한과의 국경에서 북한 측이 공급한 컨테이너를 적재한 뒤 되돌아간 정황을 보여준다. 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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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유엔총회의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에 반대하는 등 일관되게 러시아 편을 들어왔다. 최근에는 러시아 용병 와그너 그룹에 북한이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북한은 “황당무계한 모략”이라며 이를 부인했으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북·러 국경 철도에 멈춰 선 러시아 열차에 북한 측이 컨테이너를 싣는 모습을 포착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해당 컨테이너에 북한 무기가 실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부인이나 시인 등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아 국제사회의 의구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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