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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난방비 폭탄의 뇌관… LNG 가격 급등한 건 尹 정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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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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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남은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지 걱정이다." 최근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상당수 국민이 내놓는 푸념이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난방비 관련 대책이 없다는 게 비판의 골자인데, 정부와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끓어오르는 국제 가스 가격을 제대로 가스요금에 반영하지 않은 탓"이라면서 또 전前 정부 탓을 늘어놓고 있다. 과연 옳은 주장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문재인 정부는 '실책失策'을 범했고, 윤석열 정부는 '실기失期'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가스요금을 억제한 탓에 에너지 공기업의 미수금과 적자가 눈덩이처럼 증가했고, 이는 난방비 폭탄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난방비 폭탄으로 국민의 불만이 커지자,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지난 1월 25일 이같은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음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권(이 펼쳐놓은) 에너지 포퓰리즘의 폭탄을 지금 정부와 서민들이 그대로 뒤집어쓰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입장도 다르지 않았다. 같은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 몇년 동안 가스요금을 끌어올려야 할 요인이 있었지만 요금 인상을 억제했다"면서 "(지금 가스요금이 급등한 이유는) 2021년 하반기부터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오른 데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이 말하려는 요점을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하반기부터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올랐다. 그런데 당시 정부는 가스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않았다. 그 바람에 윤석열 정부에서 어쩔 수 없이 가스요금을 급격히 끌어올렸고, 결국 현 정부가 국민적 저항을 받고 있다.'

여기서 가스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하는 가스의 85%는 LNG이고, 난방에 사용하는 가스도 대부분 LNG이다. 2022년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네차례(4·5·7·10월)에 걸쳐 인상됐다. 서울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월 MJ(메가줄·열량단위)당 14.2원에서 12월 19.7원으로 38.7% 올랐다.

■ 질문➊ 정말 10배 이상 올랐나 = 그럼 정부와 집권여당의 주장은 사실일까. 우선 국제 LNG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보자. 국제 LNG 가격이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긴 했지만, 10배 이상 상승한 건 사실이 아니다. 2021년 1분기 100만BTU당 평균 8.8달러였던 LNG 가격은 2022년 8월 평균 53.2달러까지 상승했다. 평균치 기준 6배 오른 셈이다.

[※참고: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LNG 가격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s)'가 발표하는 JKM(Japan Korea Marker) LNG 현물가격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JKM LNG 가격을 기준으로 잡았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싱가포르 현물가격의 영향을 받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물론 최저치와 최고치를 비교하면 최대 12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최저·최고치를 따져 요금 인상론을 얘기하는 건 2020년 4월 서부텍사스산(WTI) 원유가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때는 기름을 공짜로 나눠줬어야 한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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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➋ 전 정부는 요금 인상 안 했나 = 그럼 "문재인 정부가 제때 가스요금을 올리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떨까.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국제가격에 연동하는 가스요금도 필요하다면 올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국민 저항이 큰 공공요금이어서 정치권에서 인상을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분을 가스요금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은 건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때문에 지금의 '난방비 폭탄'이 터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가스요금을 급격히 올려야 할 이유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자. 관세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기간(2017년 5월~2022년 4월) LNG 평균 수입 가격은 톤(t)당 553.4달러였다. 이는 이명박 정부(668.7달러)나 박근혜 정부(590.5달러) 때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021년 하반기 이후 LNG 가격이 빠르게 오르긴 했지만, 이전에 워낙 낮은 가격에 LNG를 들여온 덕분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에 가스요금을 급격히 올릴 만한 당위성이 있었던 건 아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에너지정책학) 교수는 "문재인 정부 당시 LNG 수입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가스요금을 올려야 할 급박함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가스요금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지 않은 건 맞지만, 그게 난방비 폭탄의 원인이라거나 현 정부에 책임을 전가했다고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의 말을 더 들어보자. "국제가격이 오른다고 가스요금을 무작정 인상하는 것도 바람직한 건 아니다. 가스요금 같은 공공요금은 크게 변동을 줘선 안 된다. 그래서 가스공사도 국제가격이 높을 때는 국내가격을 적절히 유지해서 손실을 보고, 국제가격이 낮을 때 국내가격을 많이 낮추지 않는 방식으로 손실을 메운다. 가스공사에 9조원가량의 미수금이 있었으니 가스요금을 올렸어야 하지 않느냐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미수금이란 건 일종의 외상인데, 돈이 들어올 때 갚는 건 일상적인 일이다."

■ 질문➌ 윤 정부 대응 빨랐나 =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에선 가스요금을 올려야 할 필요성이 생겼을까. 2021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오르던 국제 LNG 가격이 지금처럼 치솟은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2022년 하반기부터다.

그해 6월 LNG 수입 가격은 t당 평균 762.1달러였는데, 7월에는 t당 평균 1032.6달러로 35.5%나 올랐다. LNG 수입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도 아니다. 평균치도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2022년 5월부터 12월까지 LNG 수입 가격은 t당 평균 1118.6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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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책만큼 윤석열 정부의 '실기失期'도 짚어봐야 한다. 통계를 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LNG 수입 가격이 급등했고, 그렇게 치솟은 가격이 6개월 이상 지속했으며, 가스요금 인상 요인도 이때 발생했다.

따라서 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하는 것도, 충격을 완화할 대책을 마련할 책임이 현 정부의 몫이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적지 않다. 비중은 알 수 없지만, 문 정부만큼 윤 정부의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난방비 폭탄'이 터진 후 정부가 취약계층을 위해 에너지바우처 지원금과 가스요금 할인액을 2배씩 인상하는 대책을 내놨음에도 "난방비가 오를 거라는 사전 설명이 없었다" "대책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유야 어찌 됐든 난방비 폭탄을 제거할 대책은 현 정부에서 마련해야 한다. 에너지바우처 지원금과 가스요금 할인액을 2배 끌어올린 대책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현 정부에 필요한 에너지 대책은 무엇일까. 2편에서 그 답을 찾아볼 계획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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