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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블랙핑크 사진 찍어주는 저 남자... 마크롱 대통령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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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분위기는 ‘싸늘’

조선일보

그룹 블랙핑크와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을 찍어주는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알렉상드르 아르노 인스타그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K팝 그룹 블랙핑크와 미국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사진사를 자처했다. 권위를 내려놓은 친근한 모습이지만, 프랑스 국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최근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 시작 시점을 늦추는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100만명이 거리에 나서는 등 거센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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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자선 콘서트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랙핑크와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25일(현지시각) 블랙핑크는 프랑스 파리 19구 빌레트 공원 내 제니스 공연장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 참석했다. 이 콘서트는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자선 단체가 주최했다. 블랙핑크는 이 자리에서 정규 2집 타이틀곡 ‘셧다운(Shut Down)’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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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자선 콘서트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빨간원)가 블랙핑크의 노래에 맞춰 가볍게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페이스북


보석 브랜드 티파니 부회장인 알렉상드르 아르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블랙핑크와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을 공개했다. 윌리엄스 역시 이날 콘서트에서 공연을 펼쳤다.

그런데, 다섯 사람을 찍는 사진사가 조금은 특별한 인물이었다. 다름 아닌 마크롱 대통령이었다. 아르노 부사장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뒷모습에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 아이디를 태그해 블랙핑크와 윌리엄스의 기념사진을 찍어준 이가 마크롱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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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미국 팝스타 퍼렐 윌리엄스. /마크롱 대통령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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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윌리엄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개방적이며 평화롭고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특히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인터넷은 안전한 장소로 남아야 한다”며 “예술가 여러분들, 함께 해주시고 목소리를 내 달라”고 했다. 이어 윌리엄스를 향해 “당신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들은 이 게시물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윌리엄스에게 연금을 받으려면 67세까지 노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나?” “우리는 인터넷이 아니라 당신이 대통령인 우리의 실생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디어를 장악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불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의 아이들과 노인들은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 제도를 손보지 않으면 머지않아 적자의 수렁에 빠진다며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를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연금을 100% 받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리기로 약속한 시점을 2035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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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전국에 걸쳐 진행된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 약 112만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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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 자체에 반대하는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해 지난 19일 1차 파업을 했으며, 31일 2차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교통, 정유, 에너지, 교원 부문 등이 참여한 1차 파업에 맞춰 200개 넘는 도시에서 열린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는 내무부 추산 112만명이 결집했다. 노조는 200만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부자 증세를 하거나, 기업의 분담 비율을 높이는 등 정부가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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