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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시선] 코로나19 비상사태, 유지냐 해제냐…고민하는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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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한 중국 방역 상황·오미크론 하위변이 확산세 등 변수

연합뉴스

국제보건기구(WHO)가 2020년 1월 코로나19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을 당시 회의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1월 처음 발효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유지 여부를 놓고 27일 회의를 연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이 선언이 유지되면 각국의 방역 태세에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해제될 경우 확진자 격리기간 단축, 마스크 의무 착용 조건 완화 등 많은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 3년간 전 세계의 중대 위기였던 코로나19 대유행을 이제는 큰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다는 선언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상징적 의미도 크다.

PHEIC 해제 여부는 코로나19 출구 전략과 맞닿은 사안이다.

백신·치료제의 보급과 각국의 방역 노력에 힘입어 대유행 초기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진 치명률과 중증률 등을 고려할 때 전 세계 시민들의 활동을 제약하던 방역 규제를 낮추고 다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의다.

WHO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대한 PHEIC 유지 여부를 논의하는 기구인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이런 출구 전략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긴급위원회에서는 PHEIC를 해제할 수 있는 기준부터 세워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데이터가 어떤 조건을 충족하면 PHEIC를 해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취지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위험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주간 사망자 수는 작년 초까지만 해도 6만명을 웃돌았지만 같은 해 하반기로 접어들자 1만명 안팎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총장도 지난해 말 "내년에는 코로나19에 대한 PHEIC가 해제되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하위 변이를 만들어내며 면역 회피력과 확산력을 키우는 점이 문제였지만 위험도가 낮아진다면 머지않아 PHEIC는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WHO는 고민을 가중하는 더 많은 변수들과 맞닥뜨렸다.

작년 말 방역 규제를 완화한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데다 중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구체적인 방역 정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WHO가 연일 성명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정보 공유'를 촉구하는 대중국 메시지를 낼 정도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정점을 이미 찍었다는 입장이지만 이달 하순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에 '민족 대이동'을 거친 뒤 방역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각국이 집계하는 확진자 수가 사실상 코로나19 확산도를 가늠할 만한 지표로서 기능을 잃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2020년이나 2021년과 달리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더라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WHO 측은 집계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이 들쭉날쭉한 각국의 신규 확진자 수 통계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워졌다. 통계상 신규 감염 건수가 감소한다고 해도 유행이 잦아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는 셈이다.

결국 WHO로선 사망자 수와 중환자 수, 입원율 등의 지표를 중시해야 한다.

이달 16일부터 22일 사이의 WHO 주간 통계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1만2천여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간 통계치에서 크게 늘거나 줄어들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아직 겨울이 지나지 않은 점, 오미크론 하위 변이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XBB.1.5의 확산세 등도 회의 테이블에 앉을 WHO 국제 보건 긴급위원회 위원들이 PHEIC 유지 여부를 고심하며 논의할 사안으로 꼽힌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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