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디젤 가격상한 배럴당 100달러 제안…내달 5일 시행 목표

EU 27개국 동의·G7 합의 필요…러 중유는 배럴당 45달러 가격상한 추진

러시아 원유 생산 시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러시아산 원유에 이어 디젤·중유 등 정제 유류제품에 대해서도 제재를 검토 중인 서방이 구체적인 가격상한 설정 논의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26일(현지시간) 러시아산 디젤 등 원유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에 대해 배럴당 100달러(약 12만3천원)를, 중유 등 저부가가치 제품에 대해서는 배럴당 45달러(약 5만6천원)의 가격상한액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각 회원국 정부에 제안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U는 27일 오후 각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세부 논의를 할 예정이다. 내달 5일부터 발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 집행위 제안대로 가격상한제가 시행되려면 EU 27개국 회원국 동의를 거쳐 주요 7개국(G7) 간 합의가 필요하다.

EU와 G7은 앞서 지난달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시행 중이다.

이 조치로 가격 상한을 넘긴 원유를 운송하는 해운사의 미국과 유럽 보험사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여기에 서방은 추가로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해서도 수출 제재를 부과해 러시아의 전쟁자금줄을 더 바짝 죄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제재는 원유보다 러시아 경제에 더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유럽의 러시아산 정제유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다 복잡한 시장 상황 등의 영향으로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도 지난 21일 이와 관련 러시아산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선 설정 작업을 서방이 진행 중이지만 시장이 복잡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당시 다양한 정제 제품과 가격구조 등을 고려할 때 새로운 가격 상한 설정이 원유보다 더 복잡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더 복잡하긴 하지만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더 광범위한 상한선을 설정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을 알아내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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