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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코로나 넘었더니 이번엔 물가상승 직격탄…외식업계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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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5개 분기 만에 하락

식재료 원가지수는 소폭 하향…“코로나 이은 두 번째 위기”


한겨레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12월23일 낮 한산하기만 한 서울 마포구 한 식당거리 모습.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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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아무개(48)씨는 요즘 장사가 안돼 죽을 맛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매출이 회식 등이 잦은 연초가 됐는데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최씨는 “3월에 매장 임대 계약 기간이 만료돼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한 상태인데, 이런 상태면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라며 “물가상승 기사로 온 나라가 떠들썩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무조건 가격만 올린다고 매출이 나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올해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최근 맥주 등의 주세가 오른다는 소식에 손님이 더 떨어져 나갈까 한숨이 나온다”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끝나나 했더니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외식업 경기회복세가 5개 분기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재료값 부담으로 연초부터 가격 인상에 나선 자영업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결국 외식물가 상승은 소비자 고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2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지수가 82.54로 전 분기보다 7.30포인트 내렸다. 2021년 3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이어지던 회복세가 5개 분기 만에 꺾이는 모양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2021년 3분기 65.72에서 4분기 70.34로 올라섰고, 지난해 1분기 70.84에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분기에는 85.56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89.84로 소폭 상승한 바 있다. 4분기 하락 폭(7.30포인트)은 코로나19 대유행 발생 초기인 2020년 1분기(-11.68포인트) 이후 11개 분기 만에 가장 컸다.

이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느끼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28일 외식업체 3천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공사 쪽은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한 금리 인상 및 경기둔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이 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치킨전문점업이 75.63으로 가장 낮았고, 중국음식점업(76.08),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음식점업(81.80), 한식 음식점업(82.10) 등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올해 1분기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전망지수는 85.76으로, 전 분기 대비 9.22포인트 하락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내렸다.

식재료 원가지수는 202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매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지난해 4분기 145.01로 전 분기에 견줘 0.88포인트 내렸다. 지난 분기에 견줘 식재료 원가 수준이 소폭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사 쪽은 “식재료 원가지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은 다소 긍정적이나 여전히 높아 외식업주에게는 코로나19 대유행 피해가 가시기 전에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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