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425.8원 찍었던 환율
1231.7원까지 내려 진정 기미
원유값도 배럴당 80달러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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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전기·가스 요금 인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고물가로 인한 고통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물가 상승의 주요 변수였던 국제유가, 원화 가치 급락세 등은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누적된 비용 상승 압력이 올해 가격에 반영되는 흐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25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8원 내린 달러당 1231.7원에 마감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10월 평균 달러당 1425.8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2월엔 1294원 선으로 내려왔다. 이제 달러당 1220원 선 진입을 노리고 있어 원화 가치 하락이 진정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 역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최근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과 유가의 안정은 수입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천연가스, 운임 등 물가와 비용에 영향을 주는 많은 가격들이 전쟁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에도 좀처럼 낮아지지 못했던 한국의 수입물가 역시 원·달러 환율의 하락으로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가스 등 요금 인상 압력
올해 뒤늦게 반영…상승 지속
가공식품값도 올라 부담 커져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더라도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그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인상을 자제했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올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가공식품·서비스 가격 오름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가스·수도 요금 상승률은 지난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8.7%에서 3분기 15.3%, 4분기엔 23.1%까지 높아졌다. 가공식품 가격 역시 지난해 2분기 7.6%에서 4분기엔 9.7%, 12월엔 10.3%까지 오름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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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올 2분기 추가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한국의 물가 둔화 흐름은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금년 중 전기·가스 요금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그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중교통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는 올 4월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을 각각 300∼400원 인상하기 위해 다음달 초 공청회를 개최한다. 택시 기본요금은 다음달 1일부터 1000원 인상된다.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 주차요금 등의 인상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기·가스·대중교통 요금, 가공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취약계층의 물가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지난해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억제했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이 현실화하면서 물가가 과거 저물가 당시 수준으로 쉽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체감물가는 실제 물가 상승률보다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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