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20일 나미오카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대사대리 자격으로 초치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도에 유감을 표명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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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추천서를 제출한 데 대해 외교부가 유감을 표명했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20일 나미오카 다이스케(浪岡大介)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시도에 항의했다.
일본은 지난 19일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추천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사무국에 제출했다. 일본의 추천서 제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일본은 지난해 2월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추천서를 제출했으나 유네스코는 ‘자료 부족’을 이유로 심사를 보류했다. 이에 일본 측은 자료를 보완해 이날 정식 추천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을 또다시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전시 강제노역의 아픈 역사를 포함한 전체 역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2021년 말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등재 추천 후보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유네스코에 추천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자료 미비로 심사가 보류됐고, 일본은 지난 19일 추천서를 다시 제출했다. 사진은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광산 내부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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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은 2021년 말부터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시도를 둘러싼 갈등을 빚었다. 일본 문화청은 2021년 12월 사도광산을 세계유산 등재 추천 후보로 선정했는데, 당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 추조 가즈오(中條一夫)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을 초치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지난해 1월 말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키로 최종 결론 내렸다. 이에 외교부는 급을 높여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세계유산 등재 추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추천서를 제출하며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했다. 사도광산에서 자행된 강제 노역 사실을 숨기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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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일본이 세계유산 추천서를 다시 제출한 이번에도 나미오카 공사를 대사대리 자격으로 초치했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는 등 엄중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사도광산 문제가 최근 한·일 관계 개선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듯 표현의 수위 등을 미세하게 조절했다. 지난해 1월 일본이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키로 결정했을 당시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 담겼던 “강한 유감” “심각한 유감” “엄중 촉구” 등의 표현은 이날 대변인 논평에서 “유감 표명” “재차 촉구” 등으로 대체됐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며 유산의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했다. 일본 제국주의 침탈기에 사도광산에서 자행된 조선인 강제 노역 등 어두운 역사를 숨기기 위해 '꼼수'를 부린 셈이다. 이에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을 상대로 이같은 점을 부각하는 등 외교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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