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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출국 전 외교부 자료에 '유사 발언'…韓-이란 '맞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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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the300]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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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2023 아랍에미리트(UAE) 개황 자료에서 이란과의 관계 부분에서 '최대의 잠재적 위협'이라고 기술했다. /사진=2023 UAE 개황 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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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 전력,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처형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이란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전 UAE(아랍에미리트)의 '최대 잠재적 위협 요인'이라는 평가를 내렸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이 우리나라 정부의 이란-UAE 간 양자 관계에 대한 인식과 접점을 맺는 측면이 있었던 셈이다.

그동안 이란 측에서 나온 성명, 행보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발언을 이란 측이 70억 달러 규모로 알려진 한국 내 이란 동결 자산 문제 등을 풀기 위한 패로 활용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란 정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시해 주 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招致)하자 우리나라 정부는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하는 맞대응에 나섰다.


출국 나흘 전 나온 외교부 자료집 이란 서술에는 "핵보유국 부상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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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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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은 UAE를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15일(현지시간) 현지에 주둔 중인 우리 군 UAE 군사협력단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난 자리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측을 중심으로 '외교 참사', '파병부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발언' 등 비판이 나왔다.

외교부 공개자료상으로는 UAE의 대(對) 이란 관계에 대해 '적'이라는 언급은 없었지만 '위협'은 명시된 상태다. 외교부가 윤 대통령의 순방 출국 나흘 전인 10일 홈페이지에 올린 '2023 UAE 개황' 자료집에서 UAE의 대 이란 관계에 대해 "이란의 역내 패권국 및 핵보유국으로 부상하려는 야망, 시아파 종주국으로서 세력확장시도,왕정을 무너뜨린 혁명세력이 이끄는 정치체제, 이란과의 3개 도서(Greater Tunb, Lesser Tunb, Abu Musa)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이란을 최대의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이라고 기술했다.

다만 "실리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며 양국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중"이라는 측면도 함께 서술했다. 이란에 대해 'UAE의 적'이라고 명시적으로 기술된 부분은 없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고 밝혔다. 사전적으로 '안으로 불러 들임'이라는 의미인 초치는 상대국 정부 외교관을 불러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절차로 항의의 의미도 내포돼 있다.

조 차관이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불러 들인 것은 레자 나자피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담당 차관이 이란 현지에서 윤강현 주이란 대사를 초치한 이후 시점이었다.

18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는 홈페이지에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한국 대통령의 간섭하는 발언들(meddlesome comments)이 이어져 이란 주재 한국 대사가 이란 외무부 법무·국제 담당 차관(레자 나자피)에 의해 초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외무부는 이란 측의 초치와 관련, "이 자리에서 한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이란의 강력한 항의가 제기됐다"며 "나자피 차관은 이란과 대부분의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우호관계를 강조하면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우호관계에 대한 간섭이나 마찬가지이며 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해친다고 말했다"고 했다.


기승전 동결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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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이란 외무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주 이란 한국 대사 초치 관련 성명. /사진=이란 외무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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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임수석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UAE에서 임무 수행 중인 우리 장병들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씀"이라며 "한-이란 관계 등 이란의 국제관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했다.

이란 외무부 성명을 보면 나자피 차관은 한국이 분쟁 해결을 위해 유효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양국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며 한국 내 이란 자산이 동결된 상황도 언급했다. 동결 자산은 미국의 이란 핵개발 관련 대 이란 제재에 따른 것이다.

동결 자산에 대해서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도 이날 조 차관에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국 관계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던 것으로 안다"며 "이란 측의 기본 입장은 동결된 자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 차원의 계속적인 노력을 당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 외무부는 윤 대통령이 지난 11일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더 문제가 심각해져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우리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했던 발언도 문제시했다.

이란 외무부는 나자피 차관의 발언에 대해 "핵무기 제조 가능성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언급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고 했다. 반면 임수석 대변인은 "우리 대통령의 발언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해 나가는 취지로 한 것"이라며 "이란 측의 문제 제기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지적한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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