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격려 차원' 등 정부 입장 서울·이란 외교채널로 설명
외통위서 야당 중심으로 '집중 난타'…외교부 "UAE도 문제 제기 없어"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2회 국회(임시회) 외교통일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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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이설 강수련 기자 =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을 진화하는 데 진땀을 뺐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출석해 주로 야당 의원들로부터 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한 집중 질의를 받았다.
그럴 때마다 조 차관은 △'한-이란 관계 등 국가 간의 관계와는 무관한 발언' △'대통령이 이란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 △'장병 격려 차원의 발언' 등 외교부의 공식 입장에 기초한 답변을 반복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또 서울-테헤란 등 양국 간 공식 외교채널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 관련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란 측에 설명했다며 "저희는 (이란이) 우리 설명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외교 참사'라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특히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모들이 할 얘기를 해야한다"면서 "대통령에게 직언해야 정무직 공무원 도리"라며 외교부가 윤 대통령의 발언을 관리하기 위한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비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UAE 국민들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어디냐. 실질적으로 이란 아니냐"라고 야당의 지적을 반박했다.
조 차관이 정 의원의 질의성 발언에 "그렇게 알려져 있다"라고 답하자 야당에서 다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조 차관은 "외신이나 외교에서 그런 평가 관측이 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조 차관은 박병석 의원이 "외교부는 UAE의 적이 이란이라고 보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외교부는 특정 국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다"라고 부연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2회 국회(임시회) 외교통일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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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외통위에 앞서 외교부도 출입기자단에게 배포한 문자메시지에서 "우리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며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라고 밝히며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외교부는 전날에도 윤 대통령의 발언은 "현지에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라며 "아크부대는 비전투병으로 UAE 군에 대한 교육과 훈련 및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등을 주요 임무로 한다"라고 설명하는 등 연일 논란 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소통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 측에서 먼저 항의를 해왔는가'라는 질문에 "항의라기보다는 서로 소통하고 있다"며 "어디가 항의해서 해명했다는 순서상 개념보다는, 양측 외교채널을 통해서 충분히 서로 소통하고 우리 입장을 전달했다"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 측이 외교적 항의의 표시로 윤강현 주이란대사를 초치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외교적 소통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며 "다만 서울과 테헤란 양측 채널 통해서 충분히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만 말했다.
ⓒ News1 안은나 |
이 당국자는 방문국인 UAE 측에서도 우리나라에게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다며 "UAE 측도 우리 측 진위에 대해선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UAE 순방 중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면서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야권 등 일각에선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란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등의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1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불편함을 표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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