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또 사고쳤다" vs 與 "UAE 위협 국가 이란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 파장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현지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는 윤 대통령(가운데).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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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외교부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한 발언 경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건가. 외교부에서 준비했나. 대통령실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한 발언인가'라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조 차관은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동행으로 이날 회의에 불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나왔다.
이날 외통위는 일본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현안 질의를 위해 열렸지만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발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앞서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UAE에 주둔 중인 아크부대 장병들을 만나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은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라고 해명했지만, 야권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해당 발언의 경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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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소속 외통위원들도 이 점을 집중해 지적했다. 우상호 의원은 "특정 국가 간 관계에 대해 말하는 건 외교적으로 잘못"이라며 "외교부는 대통령에게 국가 간 관계나 나라 현안 등을 보고하고 외교활동을 보좌하고 있다. 그렇다면 외교부가 아닌 누군가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입력받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직접 이란 측에 해명해야만 풀릴 거라고 본다"고 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국민이 윤 통 해외순방 갈 때마다 불안해한다. 이번 순방에서도 대통령이 어김없이 사고쳤다"면서 "외교 안보 한마디가 얼마나 심각한 파장 일으키는지 외교부 잘 알지 않나. 더군다나 지금 세계 어느 나라도 '주적'이라는 표현 안 쓰거나 폐기했다. 우리 안보와 국익에 전혀 도움 안 되는 충격적인 발언을 또 사고 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조 차관은 "장병 격려 차원"이라는 기존 외교부 입장을 반복하면서 "(대통령이) 한-이란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신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UAE의 실질적인 적은 이란"이라는 취지로 방어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외교부 차관의 답변도 참 마음에 안 든다. 한번 물어보자. 아랍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어딘가 중동에선. 이란 아닌가"라고 여러 차례 물었다. 조 차관이 "그렇게 알려져 있다"고 답하자 "그렇다. 그래서 UAE는 군사력도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거다.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 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다. 다만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거지 UAE가 국방력이 필요한 건 당장 이란 때문"이라며 "맞냐 틀리냐"라고 답변을 요청했다.
조 차관은 "제가 외교부를 대신해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조 차관의 애매한 답변에 면박을 주듯 "알려져 있는 건 다르고 그런 건 다른가"라며 "왜 사실인 이야기를 빙빙 돌려가지고 말이지, 전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한 것처럼 대답을 하나"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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