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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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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나라’ 중국의 역설…손 놓은 ‘위드 코로나’에 노인 사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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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건수 평소보다 56배 늘어난 장례식장도
다롄 한 대학, 퇴직 교직원 부고 하루 25명 접수
정부는 통계도 발표하지 않은 채 손 놔
약은 한 통에 약 184만 원, NGO 활동도 사라져
1차 감염 물결 지나면 2차, 3차 이어질 수 있어


이투데이

4일 중국 안후이성 푸양의 한 병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병상에 누워 있다. 푸양(중국)/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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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나라’ 중국이 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노인 사망자가 급증해 ‘경로’를 실천할 대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난달 중하순부터 하루 노인 사망자 수가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통계 발표를 중단해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 수 없지만 사회 곳곳에서 노인 사망이 급증하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되고 있다.

중국 푸젠성의 한 장례식장은 연초 이후 하루 화장 건수가 평소보다 56배 늘었다. 같은 지역 한 대학 교직원 퇴직자와 그 가족을 중심으로 부고 건수도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죽음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랴오닝성 다롄시의 한 대학에서는 3일 하루에만 25명의 퇴직 교수와 교직원 부고가 접수됐다. 이외에도 몇몇 대학이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공표한 퇴직자 부고 건수는 지난 몇 년 같은 시기에 보고된 건수와 비교해 3~6배 차이가 난다.

중국과학원과 중국공정원 등 주요 기구에서도 최근 한 달 새 80세 이상을 중심으로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감염 후 회복을 마친 사람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가 높은 사망률을 고려해야 하는 노인을 배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인륜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란 것이다.

각지에선 “빠르게 노인을 구해야 한다”는 탄원서까지 올라오고 있다. 탄원서를 보내는 변호사 단체 등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치료제와 의약품의 국내 생산과 수입을 빠르게 확대하라고 촉구한다.

닛케이는 중국 정부가 노인 사망에 별다른 대책을 취하지 않는 상황이 ‘신기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고령자를 중심으로 유효성이 높은 백신 접종을 빠르게 진행하고, 의료 체계를 보완해야 했으나, 정부는 고강도 봉쇄로 달성한 낮은 감염자, 사망자 규모에 취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중국 정부는 정확한 통계 발표도 중단한 채 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하다는 ‘국태민안’ 구호를 반복하고 있다.

이투데이

7일 중국 선전 기차역에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선전(중국)/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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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19 혼란은 정점에 달하고 있다. 의약품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해열제는 찾아볼 수도 없는데다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는 미국산 약 한 통이 사람들 사이서 1만 위안(약 184만 원)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비정부기구(NGO)의 구호 활동도 자취를 감췄다. 중국이 2008년 쓰촨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다시 NGO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정부가 공산당 부서가 없는 NGO 활동을 금지한 결과다. 시민사회 후퇴라는 평가도 나온다.

베이징 등 대도시는 1차 코로나19 확산 절정을 넘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다가오는 연휴인 춘제(설)를 기점으로 사람들의 대이동이 예상됨에 따라 도시를 넘어 농촌 등으로 감염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 귀성객은 약 1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대규모 확산은 1차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2차, 3차가 찾아올 수 있고 변이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중국 국민이 집안의 더 많은 어른을 잃게 된다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닛케이는 제로 코로나가 젊은 중국 세대의 백지시위를 이끈 것처럼 앞으로 또 다른 불만을 호소하는 백지시위가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투데이/정영인 기자 (o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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