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새 2.1→5.6%, 2018년 100만 돌파
"플랫폼 종사자 급증도 무시 못 할 변수"
지난해 1월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담배를 정돈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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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노동 시간이 15시간에 못 미치는 초단시간 취업자 수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사업주가 주휴수당 등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짧게 일하는 아르바이트생 여러 명을 채용하는 이른바 ‘쪼개기 고용’이 성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올라와 있는 ‘취업시간별 취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1~14시간인 취업자는 157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늘었다. 비중은 전체 취업자(2,808만9,000명)의 5.6%다. 규모와 비중 모두 2000년 집계 시작 이래 가장 크다.
2000년 2.1%에 불과했던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 비중은 22년 만에 3.5%포인트가 늘었다. 규모도 2012년을 제외하면 확대일로였고,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증가폭이 더 가팔랐다. 2018년 처음 100만 명대(109만5,000명)로 올라선 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요구된 2020년(130만4,000명)에 2,000명만 늘며 주춤하긴 했다. 그러나 2021년(151만2,000명) 다시 20만8,000명으로 오름폭을 키웠고, 작년 9월에는 180만 명(179만6,000명) 수준까지 도달했다.
산업별로는 초단기 취업자가 가장 많은 분야가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와 기타 분야로 93만5,000명이었는데, 전년보다 4만4,000명 늘었다. 도소매ㆍ숙박음식점업 분야 초단기 취업자의 경우 1만1,000명 증가한 33만1,000명이었고, 농림어업(14만4,000명) 분야에서는 1만6,000명 많아졌다.
주당 취업시간이 15시간을 밑도는 일자리는 양질이라 보기 어렵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휴수당이나 퇴직금, 유급 연차휴가 등이 제공되지 않고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대상도 아니다. 특히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휴일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더 주게 하는 주휴수당 제도가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초단기 취업자를 늘린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부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이 인건비를 줄이려는 고육지책으로 하루 2시간가량만 일하는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여러 명 고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배달이나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플랫폼 기반 노동 비중의 확대를 주요한 변수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 집계를 보면 시간 단위로 일하는 플랫폼 종사자가 전년보다 20~30% 늘었다”며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종=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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