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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8살 애들이 무슨 죄?”...학교 두고 임시건물서 수업듣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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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명문초교 신축공사
민노총 집회·화물연대 파업에 지연
1학년, 2㎞ 떨어진 임시교사 등교
“정상등교, 공사 진행 따라 변경”


민주노총의 집회와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부산의 한 신설 초등학교 공사가 두 달 넘게 지연되면서 애꿎은 학생들이 임시건물에서 수업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9일 부산시교육청과 경남에 있는 한 건설사 등에 따르면 29학급 규모로 부산 강서구에 신축 중인 명문초교는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의 현장 집회와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 화물연대 총파업 등으로 60여 일 공사가 중단돼 예정보다 두 달가량 늦은 오는 3월 말 준공될 예정이다.

학교가 준공되더라도 정상적인 등교는 5월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부산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이 학교 공사는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가 지난해 2∼3월 공사 현장에서 자신들의 장비를 쓸 것을 요구하며 9회에 걸쳐 집회를 벌이고 결국 민주노총 크레인으로 교체하면서 공사가 일부 지연됐다.

또 같은 해 5월 민주노총 부산경남레미콘 운송사업자 파업과 화물연대 1·2차 파업 등으로 두 달 가량 작업을 하지 못했다. 이 신설 학교는 과밀학교 해소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이 2021년 9월 신설학교 건축 공사를 발주했으며 오는 29일 완공 예정이었다.

매일경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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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명문초교는 임시교사에서 우선 개교하면서 1학년 230여 명만 입학시켜 수업하고 나머지 2∼6학년(450여 명)은 준공 후인 4∼5월 전학생을 받기로 했다.

입학하는 1학년들은 이 학교와 2㎞가량 떨어진 임시교사인 부산교육청 ‘울림마루(인성교육관)’로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해 수업을 받게 됐다. 과밀학교인 인근 명원·신명초교 2∼6학년 학생들은 학기 중간에 전학해야 해 담임 중도 교체 등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교육청 역시 오는 3월 1일 자로 단행하는 정기인사 때 새로 개교하는 이 학교 교장과 1∼6학년 교사 등을 발령낼 예정인데 이들은 1학년만 입학한 임시교사에서 두 달가량 근무 예정이라 인력 낭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 학교의 경우 인근 명원·신명초교의 학생 수(총 학생 3000여 명)가 많아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신축이 결정됐다. 공사는 2021년 9월 발주해 1년 4개월이라는 개교 일정으로 공사가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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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교육청이 명문초등학교 개교 지연을 안내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배포한 설명회 개최 안내 자료. [자료=부산시교육청]


부산시교육청은 오는 11일 강서구 명원초교 강당에서 명문초교 개교 준비 전반에 대해 신입생 학부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시교육청은 학부모 설명회 개최 안내문에서 “교사 신축공사가 레미콘 차량 및 화물연대 총파업 등으로 지연돼 오는 3월 임시교사인 울림마루에 신입생을 배치하고 교육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안내문에는 임시교사 사용기간이 4월 30일까지라고 나와 있지만,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고 적혀 있어 5월에 정상적인 개교를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레미콘 운송사업자 파업에다 화물연대 파업이 두 차례나 이어지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한 날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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