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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쿠르르 소리, 北미사일 쏜 줄"…한밤 지진 마음 졸인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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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새벽 인천 강화군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밤 수도권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후 규모 1.2의 여진이 이어졌다. 수도권 전역에 긴급재난문자방송이 송출됐고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가 100여건 넘게 접수됐다.

불안감이 가장 컸던 건 지진 발생지와 가장 근접한 인천 강화군 주민들이다. 이들은 한밤 시간대에 지진과 함께 전해진 재난문자를 보면서 최근 빈번해진 북한의 위협을 떠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강화군 강화읍에 사는 김모(42·여)씨는 “오전 1시30분쯤 베란다 창문이 크게 흔들려서 잠에서 깼다. 쿠르르 하는 소리에 온 가족이 깼다”며 “북한이 또 뭔가 터트린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맨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창문이 흔들려서 이상하게 여길 때 재난문자가 왔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주민 문모(40대·여)씨도 “자다가 침대가 강하게 흔들려서 깼다. 재난 문자가 오기 전까진 북한이 미사일 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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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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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발생한 해상과 근접한 강화군 교동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컸다. 과거 백령도나 연평도 등 인천 먼바다에서 규모 4.0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인천과 가까운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한 건 이례적이다. 교동도 주민 권모(60)씨는 “시골집이라 천장이 우는 소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해상에서 지진이 났다는 문자를 보고 바다에 폭탄 같은 게 떨어졌나 싶었다”고 말했다. 교동면 토박이 조모(55·여)씨는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외지의 가족들로부터 ‘괜찮냐’는 전화가 빗발쳤다. 이젠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으니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전역 강타한 지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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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에서 80㎞ 이상 떨어진 서울·경기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모(32·여)씨는 “새벽에 재난문자가 울려서 잠에서 깼는데 지진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침대가 흔들리는 걸 느꼈다”며 “단체 채팅방에 ‘지진이야?’ ‘나도 깼어’라는 메시지가 줄지어 올라왔다”고 전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모(28)씨는 “재난문자 소리에 전쟁이 난 줄 알고 ‘무슨 일이야’라고 외치는 등 가족들 모두가 혼비백산했다”고 말했다. 광진구 주민 A씨(46)는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는데 몸이 이렇게 흔들리는 지진은 처음이었다. 심장이 벌렁대서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에 사는 B씨(41)는 “집에 있는 모든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크게 울려서 식구들이 강제 기상했다”며 “아파트가 엄청 흔들렸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은 인천에서 최대계기 진도 4, 경기 3, 서울 2가 기록됐다. 계기 진도 4는 ‘실내의 많은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밤이면 사람들이 잠에서 깨기도 하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계기 진도 3과 2는 각각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흔들림을 느끼며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와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끼는 정도’를 말한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해상 지진과 관련해 서울 33건, 인천 35건, 경기 51건 등 수도권에서 11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이 흔들렸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 ‘지진이 맞냐’고 묻는 등의 신고가 다수였다”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심석용·이병준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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