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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안전사고 대처법

겨울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수시로 눈이 내려 위험한 환경이 조성되기 쉽다.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해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 특히 눈길이나 빙판길에 미끄러져 다치거나 야외 활동 중 추위에 장시간 노출돼 자신도 모르게 저체온증·동상에 걸릴 수 있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고질병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겨울철 자주 발생하는 안전사고와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둬 건강하게 겨울을 나자.



손상·골절 위험 큰 낙상 사고



중앙일보

겨울철엔 움직임이 위축되고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몸을 움츠린 채 종종걸음으로 걷다 보면 비탈지거나 미끄러운 곳에서 넘어지기 쉽다. 이때 손바닥이나 엉덩이, 무릎 등이 바닥 면에 닿아 찰과상·염좌·골절 등 다양한 신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런 낙상 사고 발생률은 나이 들수록 현저하게 증가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30~45%가 매년 낙상을 경험하고 이 중 5~10%는 낙상을 여러 번 겪는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는 “낙상 사고로 인한 입원이 4년(2011~2015년)간 전체 연령에선 16%가 증가했지만, 65세 이상에선 32%나 증가했다”며 “낙상 사고가 흔히 손상·골절을 일으키고 개인의 삶의 질뿐 아니라 입원 및 사회적인 의료비 증가를 초래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낙상은 65세 이상 노인 사고사의 주요 원인이다. 신체적 손상→활동성 저하→기능 저하→독립성·일상생활 능력 감소?사망률 증가의 악순환을 부른다. 낙상으로 입원한 노인의 절반 정도가 수술이 잘 되더라도 1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진다. 철저한 대비로 무방비 상태에서 낙상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노인 낙상 대부분은 보행과 이동이 가능하지만, 신체 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특히 미끄러지거나 걸려 넘어지고 발을 헛디딘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어지러움·균형 감각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 시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 근육량이 현저하게 적은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필요하다면 적절한 진단·처방을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약 점검도 필수다. 약물의 종류와 복용 기간에 따라 낙상 위험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진정제·항정신약·이뇨제·고혈압약을 먹는 환자라면 적절한 처방인지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는다.

주변 환경은 필히 개선한다. 침대·선반은 낮게, 조명은 밝게, 화장실엔 물기가 없게 한다. 발에 걸릴 만한 것은 치우고 침실·화장실에 안전 손잡이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주기적으로 근력·균형 운동을 하고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쓴다. 지나친 저염식은 오히려 좋지 않으며 소량의 음주도 자제한다. 우리나라 노인은 단순 낙상으로 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골절이 늦게 진단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고 수술 전후 합병증이 늘어나므로 통증이 있다면 지체 말고 병원을 찾는다. 장 교수는 “낙상은 노력하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하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낙상 예방에 가장 중요하며 지팡이·보행기 사용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요실금, 불면증, 체중 감소, 식욕 저하, 변비 같은 증상은 꼭 치료받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신체 말단 부위 노리는 동상



중앙일보

한겨울엔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가 크게 떨어진다. 한파가 갑작스럽게 몰려오면 신체 적응력이 떨어져 저체온증·동상과 같은 한랭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떨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피부에 닭살로 불리는 기모근 수축 현상이 일어난다. 피부 혈관이 수축해 피부가 창백해진다. 자꾸 잠을 자려고 하고 발음이 부정확해지기도 한다. 중심을 잘 못 잡고 쓰러지거나 외부 자극에도 무반응 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동상은 낮은 기온에 몸이 노출됐을 때 조직액이 얼면서 나타난다. 세포 내 얼음 결정이 생겨 세포가 직접 손상되거나 조직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한다.

한랭 질환은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 급격한 온도 변화에 혈압·혈당 조절이 쉽지 않은 만성질환자, 영양 상태가 나쁜 사람 등이 고위험군이다. 저체온증과 동상을 예방하려면 몸을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가락, 발가락, 귓불 등 신체 말단 부위는 노출이 심하고 혈류량이 적은 편이므로 귀마개나 장갑, 털신으로 보호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재윤 교수는 “같은 온도에서 습도가 높으면 열전도율이 높아 동상이 발생하기 쉽다”며 “땀에 젖어 축축한 양말이나 장갑, 내의는 즉시 마른 것으로 갈아입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사도 좋은 예방책이다. 특히 따뜻한 국과 반찬을 곁들여 아침 식사를 하면 신체 조직으로 혈액과 열량이 충분히 공급되면서 같은 추위에 노출돼도 더 잘 견딜 수 있다. 동상에 걸리기 쉬운 기저질환자에겐 특히 중요한 요소다. 체내 열 발생이 많아져 체온 상승을 돕는 운동도 꾸준히 한다.

동상에 걸렸을 땐 응급 처치에 나서야 한다. 동상 걸린 부위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40~42도의 물에 동상 부위를 담그고 말린 후 보온을 잘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때 너무 뜨거운 물을 쓰거나 화롯불 혹은 히터의 복사열을 직접 쬐는 건 피한다. 건조한 열은 조직 내부로 쉽게 전달이 안 되는 데다 화상을 입을 우려가 있다. 다만 녹였다 얼리기를 반복하면 통증과 조직 손상이 더 심해지므로 산행 중 발생한 동상이라면 차라리 녹이지 말고 동상 입은 상태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게 낫다. 정 교수는 “동상에 걸린 사람은 대개 탈수가 심하다”며 “따뜻한 차나 우유를 마셔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동상 부위 주변 조직으로 혈류량이 증가해 도움된다”고 말했다.



겨울스포츠 즐기다 외상 발생 빈번



겨울엔 스키·보드·스케이트와 같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레저 활동을 하다 외상을 입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주의할 건 손목 골절이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손으로 바닥을 짚을 때 체중이 쏠리면서 손목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충격이 손목으로 전달돼 관절이 비틀어지거나 꺾이곤 한다. 손목 인대가 손상되고 충격의 여파가 팔과 어깨에도 전해져 연쇄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손목이 골절되면 해당 부위가 부어오르고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고 돌리는 활동이 힘들어진다. 이땐 정도에 따라 1~2개월 석고 고정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통해 골절 부위를 맞춘 뒤 핀, 금속판, 나사 등으로 고정할 수 있다. 겨울 레저 활동을 안전하게 하려면 손목·무릎 보호대나 헬멧 같은 보호 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사람이 몰리는 때나 심야 시간대는 되도록 피한다. 활강하다 균형을 잃을 땐 손으로 땅을 짚는 대신 충격이 분산되도록 다리를 들고 몸통 전체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손은 가슴에 모으고 넘어진 뒤 일어날 땐 손목 인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먹을 쥐고 일어나는 것이 좋다.

겨울에도 날씨가 비교적 따뜻한 곳으로 가 골프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 겨울엔 골프장 잔디가 거의 죽어 있어 공을 정확히 맞히지 못하면 맨땅을 때려 팔꿈치·어깨에 충격이 가해져 부상 위험이 크다. 몸이 경직되지 않도록 체온을 높여야 한다. 연습장·사우나에 먼저 들르거나 골프채를 이용해 몸통·골반을 좌우로 움직이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등 몸을 데운 후 필드에 나선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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