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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윤석열 정부의 ‘뉴홈’, 공공브랜드 잔혹사 피해갈까···빨강 로고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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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 총괄하는 브랜드 도입은 사실상 처음

“빨간색 로고, 국민의힘 색 연상”, 국토부는 부인

과거 ‘보금자리’, ‘뉴스테이’ 등 줄줄이 실패

경향신문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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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공공분양주택정책에 ‘뉴홈’이라는 명칭(브랜드)을 붙여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이전 정부 시절 ‘뉴스테이’ 등 특정한 주택 유형에 명칭을 붙이는 경우는 있었지만 정책을 총괄 상징하는 ‘브랜드’를 도입한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부는 다만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공공분양 아파트 외벽 등에 ‘뉴홈’이라는 표기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3일)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도입이 확정된 ‘뉴홈’을 홍보하기 위한 전용 전시관이 이달 중 경기 고양시에 문을 열 예정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윤 대통령의 주택정책에 대한 브랜드 네임 공모를 받았다. 총 625건의 접수를 받아 ‘청년정책위원단’의 선호도 조사를 거친 뒤 홍보자문단에서 최종 로고 디자인 등을 포함한 지금의 ‘뉴홈’이 선정됐다. 탈락한 후보군 명칭 중엔 ‘인생첫집’, ‘희망스타트홈’, ‘내일주택’, ‘행복이룸’ 등도 있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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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이 시그니처 색상인 국민의힘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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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디자인을 보면 바탕색이 빨강이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색깔인 ‘빨강’을 연상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파랑, 초록, 오렌지 등 여러가지 바탕색을 가진 로고 중 청년정책위원단에서 선정한 것”이라며 “여당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청년정책위원단의 구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위원단”이라고만 밝혔다. 참고로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도 빨간색 로고였다.

주택 관련 정책에 브랜드를 도입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일명 ‘반값아파트’로도 불린 공공토지임대부주택에 ‘보금자리’라는 명칭을 붙였다. 박근혜 정부는 민간임대아파트에 ‘뉴스테이’, 공공임대에 ‘행복주택’을 도입했다. 문재인 정부는 전임 정부의 ‘행복주택’을 계승했고, 신혼부부 전용 공공아파트에 ‘신혼희망타운’이란 브랜드를 붙였다. 역대 정부가 특정 공공주택 유형에 브랜드를 입힌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는 공공분양정책 자체에 브랜드를 붙였다는 것이 다르다. .

역대 정부의 공공주택 브랜드는 단명했다. ‘보금자리’는 분양가 대비 시세가 2배 이상 폭등하면서, ‘뉴스테이’는 민간 건설사에 폭리를 안겨줬다는 비판 속에 각각 사라졌다. ‘행복주택’과 ‘신혼희망타운’은 윤석열 정부의 ‘뉴홈’에 통합되면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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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공급 중인 한 ‘신혼희망타운’의 조감도. LH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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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 총 50만 가구의 ‘뉴홈’을 공급할 예정이다. 뉴홈의 여러 유형 중 ‘나눔형’ 등 일부는 내달 초 사전청약 접수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다만 뉴홈으로 공급되는 아파트 외벽 등에 로고를 별도로 표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자체 브랜드인 ‘안단테’ 등의 아파트 표기를 놓고 이를 거부하는 입주자들과 끊임 없는 갈등을 겪고 있다. 입주자들은 “공공아파트 브랜드를 표기하면 집값이 떨어진다”며 입주자들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독립 브랜드를 표기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LH 등의 사례만 봐도 외벽 등에 ‘뉴홈’을 표기하는 방안을 도입할 이유가 없다”며 “단지별로 선호하는 브랜드를 쓰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돈을 들여 정책 홍보용 브랜드를 도입해 놓고도 정작 브랜드 표기는 하지 못하는 것은 세금낭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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