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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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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견고해지게 점토·숯 사용…부여 북나성 세부 축조법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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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쌓아…"백제의 우수한 토목 기술 파악"

연합뉴스

부여 북나성 조사구역 전경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사비 도읍기(538∼660)에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쌓은 부여 나성(羅城)의 세부적인 축조 방식을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충남 부여군과 함께 부여 나성의 북쪽(북나성)에서 확인된 약 60m 길이의 성벽 안쪽을 조사한 결과, 성토(盛土) 방식으로 성벽을 만든 흔적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성토 방식은 주변의 흙을 일정한 높이까지 쌓아 올린 뒤 다져서 성벽 형태를 유지하는 축조법으로, 토성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성벽 안쪽은 지형에 따라 각기 다른 성토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소산 동쪽에 있는 백제 산성인 청산성(靑山城)과 맞닿은 경사면 부분은 기존 기반 층을 깎아내 돌을 쌓아 올렸다.

땅이 낮아 습한 평지에서는 돌로 이뤄진 석축부의 아래쪽을 넓게 하고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사다리꼴이 되도록 한 뒤 흙을 쌓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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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북나성 성벽 토축부 성토 공정 구간 현황도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쌓아 올린 성벽 안쪽은 10개 구간으로 나뉘며 너비는 약 3.5m에서 18.3m로 다양했다.

각 구간은 서로 교차해 흙을 쌓고 중간에 돌을 넣어 지지하는 역할을 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흙을 볼록하게 쌓아 둑과 같은 역할을 한 부분도 확인됐다.

또 암반, 점토 덩어리, 목탄(숯), 목주(나무기둥) 등이 확인됐다.

이를 통해 당시 성벽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어떤 재료를 썼는지 알 수 있었다고 조사팀은 전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북나성의 축조 방식, 특히 하천 제방에 맞닿아 있는 성벽의 축조 방법을 확인해 백제의 우수한 토목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발굴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부여 나성은 부여 시가지의 외곽을 둘러싸고 있는 길이 6.6㎞의 성곽이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나성 중 하나로 꼽힌다.

2003년부터 발굴조사를 시행해 건물이 있던 터, 성벽 등을 확인했다.

사비도성의 경계와 방어 체계를 파악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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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지역 중앙부 일대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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