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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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이 술렁였다. 내년 4월10일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편은 올해 정치권의 주요 화두여서, 향후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선거제도 개편은 여야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탓에 현실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날도 여권은 윤 대통령 발언에 확대해석을 경계했고, 야당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 대통령은 2일 보도된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모든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수 득표자 1인만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현행 소선거구제에선, 사표가 발생하고 지역주의를 심화하며 양당 대결 구도를 지속시키는 단점이 있다.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해 다당 구조를 만들자는 취지로 국회에선 매번 선거제도 개혁이 시도됐지만, 현역의원의 기득권이 존재하고 거대 정당 간 이해관계가 갈려 무산된 적이 많았다. 정치권의 자체 개혁이 어려운 사안이어서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여야의 결단이 있어야만 가능한 게 선거제도 개편이다.
이날 대구시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일단 “의원총회 등을 통해서 선거제도에 관한 의견들을 빠른 시간 안에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원론적인 내용이라며 중대선거구제에 큰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가 있으니까 부분적으로 중대선거구제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원론적 답변”이라며 “내년 선거에 도입하면 주먹구구로 하게 되는 거다. 장기 과제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이 구체적인 안이 있어서 한 말은 아니다”라며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있어 논의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여야가 국회에서 선거법을 고쳐야 하는 사안으로, 대통령이 구체화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윤 대통령 발언과 일단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중대선거구제의) 장점으로는 소수자 진출이 가능하고 신인 진출이 용이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기득권, 소위 유명하고 경제력이 큰 사람들만을 위한 장이 될 수 있어 오히려 신인 진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장단점을 충분히 고려해 당내 의견을 모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진표 국회의장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올해 4월을 목표로 선거제도 개편을 마무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의장은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정개특위가 복수의 안을 만들면 올해 2월 내내 전원위원회를 열어 그 문제를 충분히 다뤄서 선거를 치를 수 있지 않겠냐”며 “(2일) 신년인사회에서도 대통령께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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