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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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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잃어버린 10년'… 총선 수도권 인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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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조직위원장을 선정하지 않고 보류한 26개 지역구 중 65%가 수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인사 출마를 염두에 둔 보류 결정 지역도 있지만 대부분은 '적임자'가 없어 비워둘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여당의 속사정이다. 차기 총선에서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기 위해선 수도권 승리가 필수적인데 지난 10년간 잇단 선거 패배로 하부 조직이 붕괴되고 인재 영입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30일 매일경제 분석에 따르면 조강특위가 조직위원장을 공모한 68개 지역구 중 조직위원장 선임이 보류된 지역구는 경기가 10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5곳, 인천·대전 2곳씩, 부산·울산·세종·강원·충남·경남·제주가 1곳씩이었다.

조직위원장은 당협 운영위원회의 선출로 당협위원장이 된다. 당협위원장은 공천 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여당 지도부는 총선 승리의 3대 조건 중 하나로 수도권 승리를 외쳐왔다. 수도권 지역구에서 한시라도 빨리 조직위원장을 뽑아 풀뿌리 조직을 정비해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렇게 많이 비워놓은 이유는 뭘까.

비윤계 쪽에선 서울 마포갑을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마를 위해 비워둔 것처럼 향후 친윤계 포석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당 지도부 속사정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무엇보다 본선 무대인 총선에서 승리 가능성이 있는 인물이 '가뭄에 콩 나듯'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강특위 관계자는 수도권을 비워놓은 데 대해 "지역구별로 사정이 다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우리 당 사고 당협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본선 경쟁력을 생각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전신인 미래통합당과 새누리당 모두 2012년 19대 총선부터 수도권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127석을 얻은 민주통합당을 눌렀지만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새누리당은 당시 43석을 얻어 민주통합당의 65석에 크게 뒤졌다. 1석 차이로 1당 지위마저 내준 20대 총선에서는 격차가 더 확대됐다. 민주당이 82석을 얻은 반면, 새누리당은 그 반도 안 되는 35석에 그쳤다.

보수의 '흑역사'로 불릴 만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스코어가 103대16으로 거의 전멸 수준이다.

21대 총선 기준 전체 지역구 253석 중 절반인 121석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현 상황에서 수도권 승리가 절체절명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2012년부터 10년간 패배만 하다 보니 지역구 조직이 거의 붕괴됐다는 점이다. 패배한 후보가 당을 떠나거나 하면서 지역구 조직을 운영할 사람이 없어지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며 수도권 내 인재 양성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외부 수혈 역시 수도권 출마를 타진하는 인재는 당선 가능성을 생각할 때 민주당으로 향하지 국민의힘으로 가는 일은 찾기 어렵게 됐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수도권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조직 관리나 구성원들의 수준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비윤계 인사들의 반발도 식지 않고 있다. 서울 동대문을 조직위원장에서 탈락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전문대 항공운항과 출신이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학교도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승무원을 그만둔 뒤 4년제 대학교도 갔고 '테뉴어' 교수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 유명 대학 학벌도 기준'이라는 조강특위의 몰염치에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전날 김경진 전 국민의당 의원이 이 지역에 선임된 데 대해 "상대적으로 좀 더 인지도가 있다. 또 학교를 고대 나오지 않았냐"고 한 부분을 공격한 것이다.

조강특위는 "언급된 특정 대학 이름은 김 전 의원이 동대문구와 인접한 곳의 대학을 졸업해 지역관리 능력에서 유리하다는 의미"라며 "김 전 의원은 호남 출신으로 차기 총선에서 상대 후보를 꺾을 수 있는 경쟁력이 앞선다고 판단해 만장일치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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