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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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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4년 9개월 만에 집으로… "젊은세대와 편지 대화 통해 희망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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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자택서 대국민 메시지 발표
"대한민국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
권성동·이재오 등 친이계 대거 집결
윤 대통령 "역할 해달라" 2분 통화
한국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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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퇴원했다. 2018년 3월 수감 후 4년 9개월 만에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첫 육성 메시지도 내놨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앞에는 전·현직 친이계(친이명박계) 인사들과 지지자들이 총출동해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다리 절뚝였지만 비교적 건강... "국민께 죄송"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54분 검은색 코트 차림에 흰색 마스크를 쓰고 치료를 받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나섰다. 배우자 김윤옥 여사의 부축을 받으면 휠체어에 몸을 실은 그는 별다른 언급 없이 준비된 차량에 옮겨 탔다. 퇴원길 반대 시위는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곧장 자택으로 향하지 않고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에 들렀다. 소망교회에서 장로로 재직한 그는 40분 정도 머물며 목사와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소 다리를 절뚝였지만, 교회에서는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지지자와 인사할 정도로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오후 1시 56분 자택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2분여간 대국민 메시지를 낭독했다. 먼저 “지난 5년 동안 많은 분들, 특히 젊은층이 성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코로나로 3년 동안 국민과 기업하는 분들이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 크게 위안을 드리고 싶고,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다시 경제 번영을 통해 서민층이 일자리를 얻고 복지가 강화되는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면서 국가의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수감 이후 첫 공개 입장인 만큼 관심을 모았으나 정치적으로 해석될 만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 소감이나 사과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겠죠”라며 말을 아낀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 2분 정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덕담도 건넸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지지자·MB맨 300여 명 집결... 충돌 없어

한국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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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앞에는 도착 훨씬 전부터 지지자 등 300여 명이 운집해 “이명박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등 환영 현수막도 다수 눈에 띄었다. 별다른 충돌이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도 대거 집결했다. 친이계 좌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윤중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류우익·하금렬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두우·최금락·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이 전 대통령을 맞았다.

현직 중엔 국민의힘 권성동, 류성걸, 박정하, 태영호, 윤한홍, 조해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권 의원은 취재진에게 “교도소에 있는 동안 젊은세대와 편지 대화를 통해 큰 희망을 봤고, 기성세대가 이를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이번 사면은 역대 대통령이 한 것처럼 국민통합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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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휠체를 타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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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통령은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뇌물수수, 횡령 등 혐의로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2018년 3월 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올해 6월 건강이 악화해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28일 0시를 기해 사면ㆍ복권됐다. 사면으로 잔여 형기 14년 6개월과 미납 벌금 82억 원이 면제됐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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