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은 네타냐후 복귀 환영…"러-이스라엘 협력 이어가길 기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신임 총리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 우파의 상징 베냐민 네타냐후(73)가 이끄는 초강경 우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우방과의 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네타냐후의) 연정 파트너들이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안정을 훼손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날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특별총회를 열고 투표를 통해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 연립정부를 승인했고, 이로써 작년 6월 실권했던 네타냐후(73)는 1년 반 만에 총리로 복귀하게 됐다.
반팔레스타인, 반아랍, 반성소수자 성향의 극우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한 이번 정부는 유대 민족주의와 유대교 근본주의 색채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NYT는 "중도성향 정당들로 균형을 잡았던 과거와 달리 네타냐후는 이번 연정을 구성하면서 극우정당에 좀 더 심하게 의존했다"면서 "이것은 가장 중요한 동맹인 미국과 미국계 유대인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강경 우파 정권 출범에 반발하는 이스라엘 시민들 |
실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미국은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할 것이며, 우리의 상호 이익과 가치에 반하는 정책에는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성소수자 관련 정책이나 팔레스타인 분쟁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 우파 정권과 미국 간에 긴장이 빚어질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서안 등 점령지 내 유대인 정착촌 확대나 예루살렘 성지 관리 권한 장악 등을 밀어붙이면서 최근 수년간 화해 움직임을 보여 온 아랍권 국가들과도 관계가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1924년부터 예루살렘 성지를 관리해 온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최근 CNN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연정 일부 인사들의 주장대로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내 이슬람교·그리스도교 성지의 관리 권한을 장악하려 시도한다면 "분쟁을 벌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 동맹국들은 대체로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부르거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과의 양자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서안 정착촌 확장 소급승인 등 정책과 관련해선 "이스라엘 새 정부가 두 국가 해법 협상의 기초를 훼손하는 그런 일방적 움직임은 삼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일부 이스라엘 외교관은 우익·극우 성향의 새 정부 출범에 반발해 자리를 내려놓기도 했다. 야엘 게르만 주프랑스 이스라엘 대사는 29일 사임하면서 "내가 믿는 모든 것과 그토록 철저히 다른 정책들을 더는 대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NYT는 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서방과 대립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네타냐후의 총리직 복귀를 환영하며 양국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신이 이끄는 새 정부가 중동의 평화·안보 보장과 우리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모든 분야에서 러시아-이스라엘 협력을 이어가길 희망한다"면서 "러시아는 양국간 우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귀하의 개인적·장기적 기여에 대단히 감사한다"고 밝혔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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