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방역복을 입은 한 중국인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중국의 이동 제한 완화로 중국발 입국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방역조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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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 도착한 중국발 승객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3년 만에 국경을 개방하면서 중국발 여행객이 급증할 조짐을 보이자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 26일 하루 동안 밀라노에 도착한 중국 베이징·상하이발 승객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귀도 베르톨라소 롬바르디아 보건소장은 "지난 26일 입국한 첫 중국발 비행기의 승객 62명 중 35명(56.4%)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며 "두 번째 비행기에선 120명 중 62명(51.6%)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베르톨라소 소장은 "중국발 확진자의 변이 여부를 분석하기 위해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절차도 개시했다"고 덧붙였다.
승객 다수가 확진자로 파악되자 이탈리아 당국은 모든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음성 검사와 변이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오라치오 스킬라치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새로운 변이가 출현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도 이 같은 조처를 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중국발 승객에게서 변종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러스 샘플 절반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모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이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확산된 이후 유럽 국가 중 가장 먼저 피해를 입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가 중국발 코로나19 재확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CNBC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위기를 겪었던 이탈리아는 이제 중국발 입국객에게 검사 의무를 부과하는 첫 국가가 됐다"고 평했다. 앞서 중국은 다음달 8일부터 해외발 입국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완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외 주요국도 하나둘씩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인접한 아시아 국가인 일본, 인도, 대만 역시 이탈리아처럼 입국자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미국은 다음달 5일부터 중국 본토와 마카오·홍콩발 입국자에게 비행기 탑승 전 이틀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를 요구하기로 했다. 반면 입국자 규제를 검토 중이라며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국가도 있다. 독일은 아직 중국에서 더 위험한 변이가 나타났다고 볼 만한 단서가 없다며 입국자 규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또한 중국발 입국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방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선 입국자 전원에게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하고, 이 과정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에 한해 유전자증폭 검사(PCR)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 모두에 대해서 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설에 격리하는 안도 주장한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중국에서 관광객이 들어오기는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방안은 입국자 전원이 현지 출국 48시간 전에 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는 것이다.
[한재범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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