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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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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진두지휘했던 적폐청산 …'그때 그 사람들' 결자해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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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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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자로 단행되는 특별사면에 박근혜 정부 때 소위 '국정농단' 사태로 수감됐던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시절 수사지휘했던 국가정보원·국군기무사령부·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관련자들도 대거 사면 또는 복권됐는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대통합' 의미를 강조했다.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윤선 전 정무수석과 비서관들, 국정원을 동원한 불법사찰 의혹에 연루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복권된다. 국정원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최근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형 선고 실효와 복권 조치된다.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며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 관여한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복권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에서 가장 책임이 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된 점을 크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잔형 사면·복권된다. '국정농단 CJ 강요 미수'에 가담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에 연루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함께 복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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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고위 공직자도 대거 포함됐다.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을 주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잔형 감형), 민병환 전 국정원 2차장(잔형 면제 및 복권),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복권) 등이 사면 대상에 올랐다.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댓글 공작 모두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직접 수사했던 사건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검사 시절엔 당연히 해야 했던 일을 했던 것이고 이제 현직 대통령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은 하지 못하고 떠난 결자해지와 통합을 위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댓글 수사 방해' 사건에 연루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과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 의혹을 받은 김진모 전 청와대 비서관은 복권되고, '어용 노총 설립 지원' 의혹을 받은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형선고 실효 및 복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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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최구식·이병석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이완영 전 자유한국당 의원, 전병헌 전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 여야 정치인도 사면된다.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장과 홍이식 전 화순군수도 대상이다. 윤 대통령 핵심 참모인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도 유죄가 확정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김 차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재직 중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지난 10월 말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4년9개월여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사면 및 복권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영어의 몸'에서 해방되는 순간을 현재 입원 중인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맞이할 전망이다. 퇴원 이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과 친이계 의원들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현재 특별사면과 관련해 아직 대국민 메시지 발표 등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달 중순 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윤 대통령 친서와 함께 이 전 대통령 서신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현대건설 재직 시절부터 대통령 재직 당시엔 바라카 원전 수주를 진두지휘하면서 UAE 등 중동 국가들과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다시 중동 수주 붐을 일으키려고 심혈을 쏟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특별사면 소식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묻지마 적폐세력 대방출'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저녁 전남 무안군 남악주민센터에서 열린 '경청투어 국민보고회'에서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왜 갑자기 나오는 것이냐. 균형이 안 맞지 않냐"며 "권력을 고스톱판에서 딴 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권한을 행사하려면 타당성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힘센 사람 가족들은 혐의가 분명해도 그냥 눈감고, 미운 사람은 없는 것도 만들어서 강제로 뒤집어씌워 고생 실컷 하라는 방식의 권력 행사"라며 "정치도 아닌 이런 폭력적 지배를 우리는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춘도 최경환도 우병우도 남재준도 모두 복권이 된다. 심지어 문고리 3인방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도 복권이 된다"며 "복권도 없이 겨우 5개월 남은 김경수 전 지사의 형을 면제했다고 어떻게 감히 '국민통합'을 입에 담을 수가 있냐"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처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고, 돼지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추해 보이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금일 사면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지사, 전병헌 전 의원, 신계륜 전 의원 등 여야를 망라한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며 "통합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 공보특보를 지낸 MB계 의원인 조해진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못다 한 '결자해지'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지난 정권의 부담을 덜어주는 그런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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