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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강국이라더니 北에 속수무책…K-안티드론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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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머니투데이

2017년 북한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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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가 용산 등 서울 한복판까지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군의 무인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산 강국이라고 일컬어지는 한국의 드론 방어체계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드론 격추 시 민간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레이저무기나 재밍(전파방해·교란) 등이 필요한데 방산업계에선 2025~2026년은 돼야 이 무기들이 전력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는 사실상 단거리 방공체계인 비호복합과 발칸포 등이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2023년 이후 개발이 완료되고, 전자전 장비인 'K-재머'는 2026년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중 1대가 서울로 진입했고 약 3시간가량 남측에서 비행한 뒤 북으로 돌아갔다. 군은 이 무인기가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진입한 뒤 남동쪽으로 직행해 서울로 진입하고 서울 북부를 거쳐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무인기의 영공침공 시 1차적으론 육군·해병대 대공방어부대의 비호·비호복합·벌컨·천마 등을 발사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무인기가 아파트 지역을 저공 비행한 만큼 민가 피해가 우려돼 이를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F-15와 KF-16 전투기, KA-1 경공격기, 공격헬기 등 20여대의 군용기를 투입했고 강화 교동도 인근 해안에선 20㎜ 기관포 100여발을 쐈지만 격추하지 못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3m 이하의 무인기는 탐지나 식별이 상당히 제한된다"며 "어제 (서울로 진입한) 그 상황도 탐지와 식별을 계속 반복했던 사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인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속도가 느리고 비행 고도가 낮아서 전투기로 추격하기 까다롭다. 기체에서 내는 열이 적어 열상 감시가 어렵고 전파 반사 단면적이 작아서 레이더에 포착되는 것도 어렵다.

군 당국은 2014년 북한 소형 무인기가 발견된 이후 드론탐지 능력에 큰 투자를 진행했다. 저고도 탐지가 가능하도록 대공 방어 레이더의 성능을 높이고 자주대공포, 공격헬기와 경공격기 등으로 격추하는 작전 개념을 발전시켜왔다. 이번엔 과거와 달리 신형 레이더 덕분에 군사분계선 이북부터 무인기 탐지가 가능했지만, 격추엔 실패했다.

업계에선 현재 군의 무인기 대응체계는 군 시설과 국가중요시설 침범을 가정하고 세운 체계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법은 드론을 기관포, 자폭드론, 레이저 등으로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포획, 재밍 등으로 임무를 저지하는 '소프트 킬'(soft kill)로 나뉜다. 이번 경우처럼 무인기가 군사적으로 의미 없는 민간 지역을 정찰할 때 쓸 수 있는 대표적 무기는 레이저와 재머지만, 아직 전력화조차 못한 상황이다.

레이저무기는 소음이 없고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할 수 있어서 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도 요격할 수 있다. 미사일이나 탄과 달리 발사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미국, 유럽, 이스라엘 등 세계 각국이 개발했거나 개발 중이다. ㈜한화가 개발 중인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Ⅰ 사업은 2023년에 개발이 완료된다. 차량에 탑재해 방사포 요격이 가능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 Ⅱ'는 2026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방해전파를 발사해 무인기를 추락시키는 재머는 최근에 체계개발에 착수했다. LIG넥스원은 지난 8월 개발 준비에 착수했는데 사업종료 시점은 2026년 1월이라 그 이후에 전력화될 수 있다.

드론을 드론으로 부딪혀 추락시키는 전술도 이미 몇몇 국가에서 시험 중이지만, 한국은 도입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전에서 활약하는 미국 스위치블레이드가 대표적인 '자폭 드론'이다. 스위치블레이드는 표적을 발견하면 별도 명령 없이 스스로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한국은 KAI가 지난 21일 이와 비슷한 기능의 소형 다목적 무인기 개발에 착수했다.

물론 레이저나 재머도 한계가 존재한다. 레이저는 사정거리가 짧아 근처로 날아온 드론에 대해서만 대응할 수 있다. 재머도 현재 기술력으로 넓은 지역을 커버하기 어렵다. 도심에서 쓸 경우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거나 혼선이 발생하는 등 통신에 지장이 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대응체계를 다변화하고 드론 탐지 레이더와 대공레이저무기 등을 공항, 원전 등 중요시설에 배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비호복합에 탑재된 기계식 레이더도 목표물 탐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AESA(능동위상배열)레이더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론 탐지 레이더는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청와대를 포함한 국가 핵심 시설 위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 지역엔 대신 첨단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한 국지 방공 레이더를 3~4년쯤부터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가장 어려워하는 전술이 대드론 작전"이라며 "민가가 아닌 곳에선 하드킬로 격추시키면 되지만, 민가를 침범할 경우 현재로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대드론 장비를 극히 일부에만 배치했지만, 앞으로 공항, 원전 등 국가 주요시설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예멘 반군이 드론 미사일로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을 공격했듯이 우리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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