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강도 갑류 방역조치 해제
질병 통제보다 경제회복 우선
규제완화發 세계경제 훈풍 기대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등 방역당국은 내년 1월 8일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적용해온 최고 강도의 ‘갑(甲)’류 감염병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해외발 입국자 시설격리를 폐지한다고 26일 밝혔다. ▶관련기사 4면
현재 중국 정부 규정상 해외발 입국자는 5일 시설격리와 3일 자가격리 등 8일간 격리를 해야 하지만 중국 당국이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앞으로는 일정 기간 재택격리 또는 건강모니터링만 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입국자에 대한 방역 관련 요구 사항도 간소화했다. 출발 48시간 전에 실시한 PCR검사 음성 결과가 있으면 입국이 가능하며, 출발지 소재 중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건강 코드도 신청할 필요가 없어졌다. 해외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입국후 PCR검사도 없앤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해 ‘갑’류 관리를 해제하는 동시에 에이즈(AIDS)와 조류독감 등이 포함된 ‘을(乙)’류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자에 대해 격리 조치와 밀접 접촉자 판정도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의 조치가 봉쇄 중심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종언’이라고 평가했다. 방역 완화 이후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며 혼란이 가중되는 와중에도 경제성장을 최우선순위로 두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황얀중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제로 코로나 정책의 완전한 종식 신호”라면서 “이달 초부터 중국이 각종 국내 코로나 방역 조치를 완화해왔지만 국제적 조치까지 풀면서 (방역정책 전환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가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 규제 완화가 내수진작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훈풍을 불 것이란 기대와 함께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면서 글로벌 관광산업 등이 기지개를 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종료로 단기간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주민이 외부 활동을 꺼리면서 침체를 일부 겪겠지만 이번 감염 파동이 지나면 완연한 회복 과정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이 성급하게 빗장을 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국경 넘어로 확산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방역 완화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재연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전파되면서 국경을 넘어 새로운 발병과 변종의 출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것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제사회는 중국의 출입국 규제 완화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3일 국민에게 코로나19 사례 급증과 관련 규제 등으로 중국 여행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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