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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청와대와 성주 미군 기지 촬영한 ‘비밀 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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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파주, 백령도, 삼척서 추락체 발견

2017년엔 후방인 성주 일대까지 침투

경향신문

2017년 6월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북한 무인기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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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의 남한 영공 침범은 2014년과 2017년 추락체 발견 후 5년여 만이다.

2014년에는 경기 파주, 인천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각각 추락체로 발견됐다. 2017년에는 경북 성주에 위치한 주한미군 사드기지를 촬영하고 복귀하다가 강원 인제에서 추락한 채 발견됐다.

2014년 3월24일 경기 파주의 한 야산에서 추락한 무인기 한 대가 발견됐다. 기술적으로는 조악한 수준이었지만 장착돼 있던 일본제 캐논 DSLR 550D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에서 청와대 일대를 촬영한 항공사진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낙하산을 8회 이상을 펼쳤다 접은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아 상당 기간 첩보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료가 충분히 남아 있는 상태로 볼 때 기계 고장으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우리말인 ‘날짜’ 대신 북한 말인 ‘날자’라고 적혀있었다는 점에서 북한 제품으로 판단됐다.

일주일 뒤인 3월31일에는 백령도에서 무인기 한 대가 발견됐다. 이 무인기는 북한에서 발진한 뒤 소청도와 대청도를 거쳐 백령도까지 날아왔다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부가 백령도 인근에서 조업하던 그물에 걸려 올라왔고, 바닷 속으로 추락한 지 상당 시간이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날개 모양이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다른 것으로 볼 때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소형무인기를 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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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6일 강원도 삼척의 한 야산에서 북한제 추정 무인항공기가 지난 3일 주민의 신고로 수색 끝에 발견됐다. 사진은 최초신고자가 발견 당시 촬영한 무인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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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4월6일에는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 1대가 강원도 삼척의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전년 10월에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를 봤다는 주민 신고에 따라 수색 중 찾은 것이다. 발견 지점은 비무장지대(DMZ)에서 직선거리로 130여㎞ 떨어졌으며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와 동일 기종이었다. 카메라가 장착된 자리의 기체 동체에는 ‘35’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무인기 동체가 35번째 제작된 것임을 뜻하는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파악했다.

2015년 8월에는 경기도 화천 군사분계선(MDL) 남쪽 상공을 북한 무인기가 여러 차례 침범했다. 또 2016년 1월 경기도 문산 지역에서 북한 무인기가 MDL을 넘어왔다가 군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하자 북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

2017년 6월8일 인제 지역에서 발견된 소형무인기는 성주의 사드기지에 대한 사진촬영을 주목적으로 했다. 무인기에 장착된 메모리 용량 64GB(기가바이트) 일본제 소니 DSLT 카메라에서 성주 사드부지 사진 10여 장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특히 2014년 3∼4월 파주, 삼척,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는 MDL와 가까운 지역 상공을 비행한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후방 지역인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까지 정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남측 영공이 또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성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인제 인근 군사분계선(MDL)까지는 270여㎞에 달한다. 이 무인기가 MDL 북쪽에서 이륙해 북한으로 무사히 돌아갔을 경우 비행 거리는 500㎞를 넘게 된다.

2014년 발견된 무인기 3대에 입력된 임무명령서(발진·복귀 좌표) 분석 결과, 비행 예정 거리는 180∼300㎞에 불과했다. 북한이 3년 동안 무인기 비행 거리를 대폭 늘리기 위해 기체 크기를 키우고 엔진을 개량한 것이다. 2014년 발견된 무인기가 단발 엔진을 달고 있었지만, 2017년 발견된 무인기는 쌍발 엔진이었다. 성주 사드기지를 촬영한 소형 무인기는 고도 1.4~2.4㎞ 이내에서 비행했고, 엔진은 2기통 오일 혼합 휘발유를 사용했다. 육안 식별이 제한되는 고도로 비행하면서, 색깔도 하늘색 바탕에 흰색 구름무늬로 위장했다.

북한은 현대화된 무인정찰기 기술 확보를 위해 1990년대 중반 러시아로부터 프첼라-1T 무인정찰기를 소량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사단급 무인정찰기인 프첼라-1T는 2.5㎞ 고도에서 2시간 가량 체공하며 영상을 촬영, 통제소에 전송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서 D-4RD 무인정찰기를 도입했는데, 이 기종은 3㎞ 고도에서 2시간 가량 작전할 수 있고, 광학정찰장비를 탑재해 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통제소로 전송할 수 있다. 북한은 D-4RD 무인정찰기 등을 개량해 방현-1 무인기와 방현-2 무인기를 개발했다. 기존의 D-4 시리즈보다 대형화된 ‘방현’ 시리즈는 정찰 목적이나 포탄 탄착 관측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20~25㎏ 수준의 적재능력을 가지고 있어 자폭형 무인기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북한은 방현 시리즈와 같은 중·대형 무인기보다는 파주·삼척 등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소형 무인기 개발과 배치에 집중하고 있다. 소형 무인기는 한국군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아 침투가 용이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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