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드로 대성전서 성탄 전야 미사 집전
"탐욕 넘치는 사람들, 이웃까지 소비" 한탄
"두려움·체념·낙담에 지배되지 말자" 당부
교황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탐욕과 권력욕이 넘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웃까지도 소비하고 싶어할 정도”라고 한탄하며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본 전쟁만 해도 얼마나 많은가! 오늘날까지도 얼마나 많은 곳에서 인간의 존엄과 자유가 경시당하고 능멸당하고 있는가”라며 “나는 누구보다도 전쟁과 가난, 불의가 삼켜버린 모든 어린이들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사진=AFP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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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참석 인원이 제한됐던 2020∼2021년과 달리 올해 성탄 전야 미사에는 약 7000명의 신자들이 성베드로 대성전을 가득 메웠다. 또한 약 4000명의 신자들이 성베드로 광장에서 야외 스크린으로 성탄 전야 미사를 함께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교황은 거의 모든 공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거론하며 전쟁의 잔혹성과 러시아의 명분 없는 침략을 비난해왔다. 하지만 이날 성탄 전야 미사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돌아보는 한편 두려움과 체념, 낙담에 지배되지 말자고 당부했다. 그는 “항상 그렇듯이 이러한 탐욕의 주요 희생자는 약자와 취약계층”이라며 “돈과 권력, 쾌락에 굶주린 세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는 가난했다. 그러니 권력에 굶주리지 말자. 삶에서 진정한 부는 돈과 권력이 아니라 관계와 사람들에게서 온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자선이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라고 외치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좋은 일을 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올해 성탄 전야 미사는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거행됐다. 전통적으로 성탄 전야 미사는 자정에 열리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야간 통행 금지령으로 인해 교황청은 오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관련 규제 조치가 대부분 해제됐지만, 교황청은 2020∼2021년 때와 같이 올해도 오후 7시 30분부터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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