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빗썸이 ‘루나(LUNA)’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를 공지해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5월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태블릿에 ‘루나(LUNA)’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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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가산자산 시장에 있어 ‘최악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루나 폭락 사태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해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 밖에도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서 상호 간 약식기소에 합의하며 이르면 내년 초 결과가 나올 것이란 소식, 블록체인 역사상 최대 업데이트로 꼽힌 이더리움 머지(Merge) 업데이트 성공, 위믹스 국내 거래소 상장폐지 등이 시선을 끌었다.
테라폼랩스가 내놓은 코인 루나의 폭락 사태는 어쩌면 가상자산 역사에서 최고 사건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10만 원을 호가하던 루나 코인이 10원으로 99.99% 하락하는데 걸린 시간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테라폼랩스는 1달러의 가치를 가지는 게 목표인 테라USD(UST)를 발행하고, 루나의 공급과 소각을 통해 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UST 시세가 하락하면, 새로 루나코인을 발행해 판매한 돈으로 UST를 사들여 가격을 방어하는 원리였다.
그러나 담보했던 코인 가치가 줄줄이 급락하면서 UST의 가격 방어를 위한 준비금이 빠르게 고갈됐다.
이후 루나의 발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가치가 0으로 수렴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루나가 폭락하던 5월 12일 하루에만 약 6조5000억 개의 신규 루나코인이 발행되기도 했다.
하락장에서 전혀 가격을 방어할 수 없는 설계였음에도 대형 코인 투자사들조차 눈치 채지 못한 사실은 시장이 얼마나 허술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바하마를 떠나 미국으로 송환된 샘 뱅크먼-프리드 FTX 전 최고경영자(로이터연합뉴스) |
심지어 고객자금까지 투자에 활용했다고 의심되고 있어 ‘사상 최악의 횡령’이라는 불명예도 얻게 될 처지에 놓였다. 블룸버그와 미국 법원 등에 따르면 FTX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며 신고한 부채가 최대 500억 달러(약 66조 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100억∼500억 달러(약 13조2000억∼66조2000억 원)이고, 자산도 부채와 같은 규모다. FTX에 대한 채권자는 10만 명 이상이다. 올해 가장 큰 규모의 파산보호 신청이며, 가상자산 거래소 파산 중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FTX 파산으로 코인 대형 헤지펀드 디지털커런시그룹(DCG)과 산하 제네시스 캐피탈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제네시스 캐피탈에 자금을 위탁한 제미니언과 국내 거래소 고팍스 등의 사용자 투자금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더리움 ‘머지’ 업데이트를 기념해 메타버스 협업 작품 플랫폼 포앱(POAP)에서 이더리움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함께 완성한 그림(포앱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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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이 백서 공개 단계에서부터 예고했던 지분증명(POS)으로의 전환이 올해 9월 드디어 완료됐다. 애초 계획보다 6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머지 업데이트로 이더리움은 전기낭비라는 굴레를 벗게 됐다. 이더리움 재단은 현재 전기 사용량보다 99.9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미국 게임 산업이 쓰는 총 전기 사용량의 1300분의 1수준(약 0.07%)이라고 한다. 건물 높이에 비유하면 비트코인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며, POW 이더리움은 피사의 사탑, POS 이더리움은 못 한 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연간 4%대였던 이더리움 발행량은 0.01% 수준으로 낮아졌고, 채굴이 종료되며 그래픽카드 시세 급락으로 이어졌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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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리플사가 발행한 XRP가 미등록 증권이라고 보고 2020년 12월 리플의 임원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2년 가깝게 이어진 소송이 올해 9월 리플과 SEC와의 약식 판결 절차 합의에 성공했다. 약식 판결 프로세스 개시는 소송의 조기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다. 절차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초께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가상화폐) 위믹스가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된 8일 경기 성남시 위메이드 사옥에 위믹스를 홍보하는 문구가 보이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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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는 상장 폐지 이유가 부당하다는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장폐지를 심리한 가처분 신청 재판부는 위믹스 측이 위반 사유를 모두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결정을 담합행위로 볼 수도 없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위메이드의 자회사 위믹스PTE가 두나무(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을 상대로 낸 거래지원 종료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달 7일 기각했다. 이 결정에 따라 위믹스는 각 거래소가 예고한 8일 오후 3시 상장 폐지됐다.
여야가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를 내년에서 2025년으로 2년 늦출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과세 시행을 걱정하던 코인 거래소 업계와 투자자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23일 한국경제는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과세는 코인 양도·대여 등으로 발생한 수익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연 250만 원(공제액)이 넘는 소득에 20% 세율을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 초부터 시행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년 유예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로 시행 시기가 미뤄진 바 있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코인 시세 하락으로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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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체 중 하나이자 나스닥 상장사인 코어사이언티픽이 파산 절차를 개시했다. 장기화 된 가상자산 약세장에 에너지 가격 급등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면서 신주 발행이나 주식 매각 등의 옵션을 선택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 자산운용사 US글로벌인베스터의 프랭크 홈즈 최고경영자(CEO)는 벤징가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까지 내려간다면 채굴장을 운영하는 대형 채굴업체들이 먼저 문을 닫고 이후 일반 채굴자들도 채굴기 작동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실버’라고 홍보했던 라이트코인은 익명 전송 기능 업데이트로 국내 5개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됐다.
올해 5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개 가상자산 거래소는 밈블윔블(MWEB)라는 기능을 추가했다는 이유로 라이트코인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이 기능은 거래자를 추적할 수 없도록 한 기술이다. 업비트는 라이트코인을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며 “거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선택 기능이 포함된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다”라며 “이에 라이트코인에 익명 전송 기술이 추가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공지했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포함된 거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 선택 기능이 특정금융정보법령상 익명 전송 기술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다른 거래소들의 상폐 이유도 대동소이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도지코인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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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도지코인이 코인계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도지코인의 열렬한 팬인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트위터는 가상자산 인플루언서가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트위터의 결제 시스템에 가상자산이 쓰인다면, 도지코인이 가장 먼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는 도지코인을 화성에서 ‘인터스페이스 머니’로 쓰겠다고 줄곧 말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트위터에서 가상자산 시세 표시 기능인 ‘캐시태그’가 선보인 이후 도지코인의 가격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은 5000억 원이 넘는 코인을 다른 거래소 착오 송금해 코인 역사상 가장 황당한 실수를 했다.(크립토닷컴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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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5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5000억 원이 넘는 코인을 잘못된 주소에 보낸 것은 역대급 실수로 평가받는다.
크립토닷컴은 11월 자신들의 계좌에서 32만 개의 이더리움을 다른 거래소인 게이트아이오로 송금했다. 이전된 양은 크립토닷컴이 보유한 이더리움 보유량의 80%를 넘는다.
크리스 마잘렉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다른 계좌로 자금이 잘못 송금됐다”며 “실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게이트아이오에서 4억 달러(5200억 원어치)의 이더리움을 회수했다”며 이더리움 32만 개가 오프라인 지갑인 새로운 콜드스토리지(오프라인 보관소)에 옮겨질 예정이었지만, 외부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고 설명했다.
마잘렉 CEO의 해명에도 시장에선 중소형 거래소들이 파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퍼졌다. 이 여파로 코인 거래소들은 자산이 안전하다는 증명과 공지를 통해 고객 붙잡기에 나서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 (hur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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